상품권 구매대행 금융사기 보이스피싱 사기미수방조
형사/수사
A는 2020. 5.경 금융사기 범죄조직원인 Z로부터 ‘돈을 입금시켜줄 테니 그 돈으로 상품권을 구매한 뒤 그 상품권을 지정하는 사람에게 전달해 달라. 그러면 수수료를 주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받았습니다. A는 그 돈이 보이스피싱 편취금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생활비 등을 마련하기 위하여, 위 제안에 따르기로 하였습니다.
Z는 2020. 4.경 허위의 인터넷 쇼핑몰 결제 문자메시지를 피해자 X의 휴대전화로 보낸 뒤 이를 보고 놀란 X로부터 연락이 오자 구매를 취소해주겠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런 후 다시 경찰관을 사칭하면서 X에게 연락하여 ‘검찰청에서 알아보니 당신의 명의가 도용되어 통장이 개설되었고, 통장을 가지고 사기범들이 13억 원 정도 사기를 쳐서 당신이 고소를 당한 상황이다. 이제 곧 출석을 해야 하니 구속되지 않고 약식기소를 하게 해달라고 검사에게 이야기하라.’고 하면서 검사와 통화할 수 있는 연락처를 알려주어 X로 하여금 그 연락처로 연락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Z가 알려준 연락처로 X가 전화를 걸자 Z는 자신이 검사인 것처럼 사칭하면서 X에게 ‘월요일에 출두해야 하는데, 최선을 다해 잘 처리해드리겠다. 우선 휴대전화에 팀뷰어 앱을 설치해라.’고 말하여 X로 하여금 휴대폰에 팀뷰어 앱을 설치하게 한 뒤 그 앱을 통해 이체할 계좌와 금액 등을 입력하고 X로 하여금 OTP 번호를 입력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Z는 2취금이 입금되자 Z가 지시하는 계좌로 수수료 100만 원을 제외한 1억 2,900만 원을 이체하고, 며칠 뒤 종로구에 있는 ◇◇에서 100만 원권 상품권 129장을 건네받았습니다. 그리고는 Z가 지정해준 장소로 이동하여 상품권을 건네주려다가 출동한 경찰관에게 체포되는 바람에 Z의 사기범행은 미수에 그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가족이나 지인인 것처럼 휴대전화 메시지로 상품권 구매를 요구한 후 그 일련번호를 알려달라는 식의 금융사기가 적지 않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범인이 자신의 정보를 주지 않고도 상품권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고 현금화하기 편리하다는 장점을 이용한 것입니다. 이미 기사 등을 통해 이러한 범죄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제법 알려졌는데도, 아직까지 이러한 사기에 연루되거나 피해를 입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 거 같습니다. 편의점에서 상품권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어르신의 행동이 의심스러워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신고하여 피해를 막았다거나 하는 뉴스를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 역시 Z가 입금 된 편취금을 상품권으로 바꿔 추적을 피하려고 한 것으로 최근 많이 볼 수 있는 범죄 형태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A는 이 사건으로 Z의 사기행위를 도왔다는 혐의(방조)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형법
제32조(종범) ①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처벌한다.
②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한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A가 Z의 보이스피싱 범행을 용이하도록 상품권 구매대행을 하였고 그 액수가 1억 원이 넘는 거액인 점은 불리한 정상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법원은 A가 이제껏 처벌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점, 미필적인 고의로 범행에 나아갔고 Z의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A가 얻은 이익이 100만 원에 불과한 점, 상품권 판매회사로부터 상품권을 교부받을 당시 체포된 이후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고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을 참작하여 A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였습니다.
보이스피싱에 연루되는 경우 중형이 선고되는 것을 피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보이스피싱 행위에 가담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 변호사의 도움을 받거나 바로 자수를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통상 보이스피싱은 수사단계부터 구속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자수를 하는 경우 수사단계부터 구속이 되는 경우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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