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수사
A와 X는 같은 학년의 자녀를 둔 학부형이었습니다. 어느 날 X의 딸이 A의 아들을 경찰에 신고하자 A는 머리 끝까지 화가 났습니다. 그리하여 A는 X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아들 털끝 하나라도 건드려봐라. 당신 딸이 우리 아들 명예훼손한 글 올린 거 주변에 다 뿌리겠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해악을 고지하는 방법으로 사람을 겁먹게 하는 경우, 협박죄가 성립합니다.
형법 제283조(협박, 존속협박) ①사람을 협박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②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에 대하여 제1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제1항 및 제2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 X는 A를 협박죄로 고소하였습니다. 그러자 A는 X와 통화를 하는 도중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 '우리 아들 털끝 하나라도 건드려봐라'는 등 발언을 하였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A는 X에게 해악의 고지를 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이었지요.
그러면서 A는 X 역시 자신의 딸이 A의 아들을 명예훼손하는 내용의 글을 쓴 사실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 말을 그냥 화가 나서 하는 소리인 줄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였습니다.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고지된 해악의 내용이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 고지 당시의 주변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의 친숙의 정도 및 지위 등의 상호관계, 제3자에 의한 해악을 고지한 경우에는 그에 포함되거나 암시된 제3자와 행위자 사이의 관계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에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어야 하지만, 상대방이 그에 의하여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그와 같은 정도의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한 이상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로써 구성요건은 충족되어 협박죄의 기수에 이르는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7도60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대법원은 협박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고지된 해악이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는 정도로 구체적이면 족하고 해악이 현실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실제로 공포심을 느꼈을 것을 요건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도 하였지요. 이는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변경된 내용입니다.
협박죄는 미수범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예전에는 실제로 공포심을 느끼지 않은 경우 미수범으로 처벌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위의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은 후, 실제로 공포심을 느꼈는지 다시 말해 진짜 겁을 먹었는지와는 무관하게 협박죄는 성립한다고 인정되었습니다. 협박죄에 대해서는 정말 큰 변화를 가져온 판례였지요.
결국 위 사건에서 법원은 '실제로 X의 딸이 인터넷에 A의 아들에 관한 악의적인 글을 게재하지 않았더라도 이에 대해 A는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A가 말한 대로 해악발생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였을 여지가 있다.'며 A에게 벌금형을 선고하였습니다.
형사사건에서 범죄의 성립여부에 관하여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로 인해 그 미수와 기수에 관한 해석이나 기준이 바뀌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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