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다은 변호사 Dec 15. 2023

항소심 병합, 전과 1개, 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안녕하세요, 채다은 변호사입니다.

최근 선고를 받은 사건에 대해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이 사건은 지하철에서 카메라등이용촬영으로 입건이 되어 재판을 받고 있던 피고인이 다시 범죄를 저지른 사건입니다.

공판일정이 막 잡혔을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느날 의뢰인이 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네, 무슨 일이십니까' 물어보니 대뜸 '변호사님 죄송합니다'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깜짝 놀랐죠. 무슨 일이지 싶어서요.

그랬더니, '오늘 또 촬영을 하다가 경찰에 잡혔다'는 거였어요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이미 범죄를 저질러서 재판을 예정하고 있는데, 같은 잘못을 또 했다는 건 아무리 봐도 개선의 여지가 없어보이는 상황이니까요.





"변호사가 범죄자 편이지!"라고 오해하실 수도 있지요.



하지만 저는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잘못에 대한 대가는 받되,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한 번이야 실수로 볼 수 있고, 또 선처받을 수도 있지만, 두 번째부터는 실수가 아니거든요.




그런데 심지어 재판을 받는 이 긴박한 상황에서 또 잘못을 저질렀다니... 


순간 변호인인 저 역시, 판사님께 선처해달라고 말씀드릴 염치가 없어지고 막막해지더라고요.


그래도 피고인은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긴 하였으나, 진심으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있었습니다.


가족에게 이야기하지 못한 상태에서 혼자 병원을 다니며 자제를 하고 있었는데, 또 어느날 충동을 못이기고 다른 사람의 뒷 모습을 따라가며 촬영을 한 거였어요.


상황이 이렇게 되니 의뢰인은 스스로 통제할 능력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가족에게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저는 피고인에게 부모님과 저희 사무실을 같이 방문하시라고 설명을 드렸고, 어머니와 약속을 잡고 함께 사무실에 오셨어요.


피고인의 어머니는 당시 상당한 충격을 받으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피고인의 어머니께 그간 진행됐던 일과 앞으로 우려스러운 점에 대해 설명하였고, 피고인을 잘 살펴달라는 부탁도 드렸습니다.


결국 변호인으로서 이 사건의 목표는 두 개의 사건을 병합하여 하나의 판결을 받게 하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피고인이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계속 확인을 하고 상황을 살폈습니다.





결국 먼저 재판이 진행된 사건은 항소심 기일을 미루고, 뒤에 진행된 사건은 최대한 빨리 기소가 되고, 1심 선고가 나도록 노력했습니다.


사건은 같은 심급일 때에만 병합이 되기 때문에 항소심 단계가 동시에 진행이 되도록 하기 위해, 

앞서가는 건 늦추고, 뒤쳐진 건 빨리 끌고 오도록 한 것이죠.



먼저 선고된 1심 사건(징역 1년, 집행유예 2년)과 나중에 선고된 2심 사건(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합해서 항소심에서 판결을 받게 되었습니다.


의뢰인은 실형이 선고될까봐 많이 두려워했고, 또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결국 이러한 노력 끝에, 피고인에게는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의,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습니다.



각 사건마다 의뢰인에게 필요한 목표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사건은 항소심에서 사건을 병합하여 2개의 전과를 1개로 정리하여 주는 역할이 필요했던 사건이었습니다.



참고로 누군가에게 2개의 전과를 1개로 줄여주는 것은 그의 입장에서 매우 도움이 되는 일이겠지요.


하지만 참고할 것은 전과가 2개였던 것을 1개로 해주는 것은 그만큼 한 개의 형이 쎄질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도 있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강제추행 국민참여재판 형사전문변호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