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전 여자친구인 X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거나 현관문에 X에게 불안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문구가 기재된 마스크를 걸어놓거나 X가 다른 남자와 찍은 사진을 올려 놓으려는 의도로 총 3차례에 걸쳐 야간에 X가 거주하는 빌라 건물의 공동현관, 계단을 통해 X의 2층 주거 현관문 앞까지 침입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혐의로 A는 주거침입죄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A는 개인공간인 X의 주거지 현관문 안까지 들어간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해당 주거지에 침입을 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였는데요.
주거침입이 인정되는 공간에 대해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가구용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연립주택⋅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 내부의 엘리베이터, 공용 계단, 복도 등 공용 부분도 그 거주자들의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주거침입죄의 객체인 ‘사람의 주거’에 해당한다. 거주자가 아닌 외부인이 공동주택의 공용 부분에 출입한 것이 공동주택 거주자들에 대한 주거침입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공용 부분이 일반 공중의 출입이 허용된 공간이 아니고 주거로 사용되는 각 가구 또는 세대의 전용 부분에 필수적으로 부속하는 부분으로서 거주자들 또는 관리자에 의하여 외부인의 출입에 대한 통제⋅관리가 예정되어 있어 거주자들의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부분인지, 공동주택의 거주자들이나 관리자가 평소 외부인이 그곳에 출입하는 것을 통제⋅관리하였는지 등의 사정과 외부인의 출입 목적 및 경위, 출입의 태양과 출입한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거의 사실상 평온상태가 침해되었는지’의 관점에서 객관적⋅외형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주거에 들어가는 행위 자체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주관적 사정만으로는 바로 침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침입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종국적으로는 주거의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인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지는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인지를 평가할 때 고려할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때 그 고려의 정도는 주거 등의 형태와 용도⋅성질, 외부인에 대한 출입의 통제⋅관리 방식과 상태 등 출입 당시 상황에 따라 달리 평가될 수 있다.
대법원 2024. 2. 15. 선고 2023도15164 판결
따라서 아파트나 빌라의 1층 공동현관에 특별히 잠금장치가 되어 있지 않아서 여러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경우에, 공용부분까지 들어가는 것이 과연 주거침입에 해당하는지 다툼이 있을 수 있습니다.
피고인은 아마도 '배달하는 사람들도 아무렇지 않게 복도로 들어와 현관문 손잡이나 문 앞에 물건이나 음식을 두고 가는 일이 비일비재할 것인데, 그렇다면 그들 모두 주거침입이냐?'는 논리를 펼쳤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해당 건물의 구조는 물론 주거침입죄는 주거의 평온을 해치는 때에 성립하는 것이므로, 집주인이 동의한 출입인지, 동의하지 않는 출입인지도 함께 따져 판단해야 합니다.
피고인(A)이 예전에 사귀다 헤어진 여자친구인 X의 사적 대화 등을 몰래 녹음하거나 현관문에 X에게 불안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문구가 기재된 마스크를 걸어놓거나 X가 다른 남자와 찍은 사진을 올려놓으려는 의도로 3차례에 걸쳐 야간에 X가 거주하는 빌라 건물의 공동현관, 계단을 통해 X의 2층 주거 현관문 앞까지 들어간 사안에서, 빌라 건물은 X를 포함하여 약 10세대의 입주민들이 거주하는 전형적인 다세대주택으로, 피고인이 들어간 공동현관, 공용 계단, 세대별 현관문 앞부분은 형태와 용도⋅성질에 비추어 거주자들의 확장된 주거공간으로서의 성격이 강하여 외부인의 출입이 일반적으로 허용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빌라 건물 1층에는 거주자들을 위한 주차장 및 공동현관이 있고, 각 세대에 가려는 사람은 외부에서 주차장을 거쳐 공동현관에 이른 뒤 위층으로 연결된 내부 계단을 통해 각 세대의 현관문에 이르게 되는데, 주차장 천장에 CCTV가 2대 이상 설치되어 있고 그 아래 기둥 벽면에 ‘CCTV 작동 중’, ‘외부차량 주차금지’라는 문구가 기재된 점, 피고인의 출입 당시 CCTV가 실제로 작동하지는 않았고, 공동현관에 도어락 등 별도의 시정장치가 설치되지 않았으나, 빌라 건물의 거주자들이나 관리자는 CCTV 설치나 기둥 벽면의 문구를 통하여 외부차량의 무단주차금지 외에도 주차장 및 이와 연결된 주거공간인 빌라 건물 일체에 대한 외부인의 무단출입을 통제⋅관리한다는 취지를 대외적으로 표시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점 등을 비롯하여 빌라 건물 공용 부분의 성격, 외부인의 무단출입에 대한 통제⋅관리 방식과 상태, 피고인과 X의 관계, 피고인의 출입 목적 및 경위와 출입 시간, 출입행위를 전후한 피고인의 행동, X의 의사와 행동, 주거공간 무단출입에 관한 사회 통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X 주거의 사실상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으로 빌라 건물에 출입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대법원 2024. 2. 15. 선고 2023도15164 판결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섬세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실제로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내부까지 침입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주거침입죄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이해하고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