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휴대전화 열람시
남의 휴대전화를 몰래 열어 살펴본 경우 무조건 '정보통신망법위반'에 해당할까요?
아니면 경우에 따라 일반 형법상 '비밀침해죄'가 성립할 수도 있을까요?
정보통신망법위반이 인정되는지, 비밀침해죄가 인정되는지 여부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형법상 비밀침해죄는 친고죄이기 때문에, ①피해자가 고소하지 않으면 수사가 개시되지 않고, ②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는 경우 사건이 종결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통망법위반의 경우 친고죄가 아닙니다. 따라서 합의한다고 하더라도 처벌을 예정하고 있지요.
남의 휴대전화를 열어본다고 해서 무조건 정통망법위반으로 재판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판례를 사안별로 구분해서 올려 둘테니 비교해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피고인(현재 여자친구)은 2021. 12.경 피해자(남자친구)의 휴대폰에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잠금장치를 해제한 후 그 안에 보관 중이던 C(피해자의 전 여자친구)의 연락처 및 동영상을 열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비밀장치한 피해자의 전자기록을 기술적 수단을 이용하여 그 내용을 알아내었다.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있는 '전자기록'인 전여친의 연락처, 그리고 동영상을 확인한 사안입니다.
이런 경우 형법상 비밀침해 중에서도 전자기록등내용탐지라는 죄명으로 불리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휴대전화를 열어 인터넷에 접속해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니라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 그 자체만을 확인한 때에 이 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형법
제316조(비밀침해) ①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또는 도화를 개봉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도화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기술적 수단을 이용하여 그 내용을 알아낸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제318조(고소) 본장의 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피고인은 무죄를 주장하면서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았고, 결국 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1심 법원은 벌금 3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는데, 이는 이 사건에서 설명하지 않은 특별한 사정이 있기 때문이고, 이러한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례입니다. 피해자과 피고인 간의 개인적인 사정을 차치한다면 벌금 30만 원이 인정한 것으로 설명하는 것이 적절해 보여 벌금 30만 원이라 설명합니다.)
① 피고인은 2024. 6. 12. 00:00경 자신의 주거지에서 피해자(여자친구)가 잠든 틈을 타 피해자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보안을 해제한 후 휴대폰 내 카카오톡 어플을 열고 피해자가 X 등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무단으로 탐색하고 이를 열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정당한 접근권한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였다.
② 피고인은 위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피해자가 잠든 틈을 타 피해자의 휴대전화 카카오톡 메신저 등 프로그램을 열어 피해자가 X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피고인의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을 침해하였다.
위 사건에서 피고인이 여자친구 몰래 여친 휴대폰을 열어 다른 사람들과 카카오톡 대화 나눈 것을 본 것,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몰래 촬영한 것, 이렇게 두 가지 혐의로 나눌 수 있습니다.
① 행위는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초과하여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 침입)에 해당하고, ②행위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 비밀침해)에 해당합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 약칭: 정보통신망법 )
제71조(벌칙) ①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1. 제48조제1항을 위반하여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자
14. 제49조를 위반하여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ㆍ도용 또는 누설한 자
제48조(정보통신망 침해행위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49조(비밀 등의 보호)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ㆍ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ㆍ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사건의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였고,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기까지 했는데요. 결과적으로 벌금 150만 원이 선고되었습니다.
사례를 비교해 보면 아실 수 있듯, 똑같이 타인의 휴대전화를 몰래 열어 본 경우라 하더라도 정보통신망(인터넷)을 이용해서 정보를 얻었는지 여부에 따라 완전히 다른 판단을 받게 됩니다.
(1) 다른 사례를 더 살펴보면, 피해자의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한 후 타인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통화기록, 사진첩을 열람한 경우 형법상 전자기록등내용탐지죄를 적용한 경우가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열어 문자메시지, 통화내역, 연락처 등을 확인하거나 갤러리에서 사진, 영상을 확인하였다면 일반 형법상 비밀침해죄인 전자기록등내용탐지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2) 마찬가지로 다른 사례를 추가로 보면,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구글 계정이 로그인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피해자의 구글 계정에 저장되어 있는 피해자의 구글 타임라인 저장 내역을 무단으로 열람·촬영한 경우 정보통신망법위반이 적용되었습니다.
따라서 온라인 상의 정보, 피해자 계정에 로그인되어 있는 피해자가 아니면 확인할 수 없는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확인한 경우 정보통신망법위반이 적용되고, 합의하더라도 처벌을 피하기 어려워진다고 해석하면 될 것 같습니다.
개별적으로 어떠한 혐의가 적용될지, 친고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합의를 한다면 어느 정도의 처벌을 기대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상담을 받아보시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