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으로도 스토킹처벌법 잠정조치 위반에 해당하는가
피고인은 법원으로부터 '2022. 12. 6.까지 피해자의 휴대전화 또는 이메일 주소로 유선·무선·광선 및 기타의 전자적 방식에 의하여 부호·문언·음향 또는 영상을 송신하지 말 것'을 명하는 내용이 포함된 잠정조치를 통보받았음에도 2022. 10. 9.경 피해자에게 약 15회에 걸쳐 전화를 걸고, 2022. 11. 20.경 피해자에게 약 13회에 걸쳐 전화를 걸어 잠정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 휴대전화에 전화를 건 사실은 있으나, 피해자가 피고인 전화번호를 차단하여 피해자 휴대전화에 수신차단기소 등이 표시되었을 뿐이므로, 이는 [전화 또는 통신망을 이용하여 도달된 글·부호] 또는 [전화의 기능에 의하여 피해자에게 나타난 글·부호]에 해당할 여지는 있으나, 피고인이 전자적 방식에 의하여 송신한 부호·문언·음향 또는 영상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잠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며 무죄를 주장하였습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 약칭: 스토킹처벌법 )
제20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제9조 제1항 제2호 또는 제3호의 잠정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9조(스토킹행위자에 대한 잠정조치) ① 법원은 스토킹범죄의 원활한 조사ㆍ심리 또는 피해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결정으로 스토킹행위자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조치(이하 “잠정조치”라 한다)를 할 수 있다.
3. 피해자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 대한 「전기통신기본법」 제2조 제1호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면 ‘피고인이 피해자와 전화통화를 원한다’는 내용이 담긴 정보의 전파가 송신되어 기지국, 교환기 등을 거쳐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수신되고, 이때 피해자가 전화통화에 응하지 아니하면 피고인이 송신하였던 위와 같은 내용의 정보가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 문구, 수신차단기호 등으로 변형되어 표시될 수 있다. 이러한 부재중 전화 문구, 수신차단기호 등을 ‘피고인의 송신 행위 없이 피해자에게 도달된 것’ 내지 ‘피해자 휴대전화의 자체적인 기능에 의하여 생성된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피고인이 전화통화를 시도함으로써 이를 송신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전화를 걸어 피해자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 문구, 수신차단기호 등이 표시되도록 하였다면 실제 전화통화가 이루어졌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유선·무선·광선 및 기타의 전자적 방식에 의하여 부호·문언을 송신하지 말 것’을 명하는 잠정조치를 위반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휴대전화 또는 이메일 주소로 부호·문언·음향 또는 영상을 송신하지 말 것’을 명하는 잠정조치를 받은 이후 피해자 휴대전화로 전화통화를 시도하였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 문구, 수신차단기호 등이 표시되었다는 것이다.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잠정조치를 위반 한 것으로 평가된다(대법원 2024도7832 판결 참조).
결국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전화번호를 차단하여 피고인이 전화를 거는 행위로서 피해자와 실제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라 할 지라도, 이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부호·문언·음향 또는 영상을 송신하지 말 것'이라는 내용의 잠정조치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상식적으로 위 내용의 잠정조치는 피고인의 행동을 규제한 것이므로 피해자가 사실상 그러한 행동을 인지하였거나 실제 통화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우연적인 사정에 따라 위반 여부를 정해서는 안 되는 것이겠지요. 대법원의 판단이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