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사과, 항상 유죄의 증거인가?(강간미수 무죄)

by 채다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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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은 피해자를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후, 모텔에서 처음 만난 피해자와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피고인은 '대화 도중 갑자기 피해자를 침대에 밀쳐 눕히고, 피해자를 간음하려 하였으나, 피해자가 몸을 비틀며 저항을 하고 인터폰으로 모텔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는 강간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잘못했어', '미안하다'고 반복해서 사과한 부분이 있었는데요.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를 무죄로 판단하며 피고인의 사과 부분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피해자는 모텔 직원을 통해 112 신고를 한 후 피고인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사실이 있는바, 피해자는 '아니, 나 아까 진짜 무서웠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아니 진짜 이렇게 강압적으로 할 수 있어? 상대방이 싫다면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거든.'이라고 말하고, 이에 피고인은 계속해서 '잘못했어'라고 말하여 피해자에게 사과한다.


그런데 위 대화의 전체적인 내용, 맥락에 당시의 정황 등을 보태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사과 역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갑작스런 피해자의 태도와 경찰에 신고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피해자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자 일단 미안하다고 이야기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미안하다는 취지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있으나, 이를 보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을 유추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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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판례도 살펴보겠습니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사과를 요구하여 가해자가 사과하는 내용이 증거로 제출된 사건입니다.


피해자가 이 사건 발생일 저녁 피고인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자 피고인이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제가 미쳤었나 봐요.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등의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는 듯한 답장을 보낸 사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위와 같은 메시지를 보낸 경위에 대하여, 수사기관과 원심법정에서 일관되게 'C팀장으로부터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다는 얘기를 들어 일단 달래려고 사과한 것이지 추행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피해자와 직접 이야기를 하면서 상황을 설명하고 오해를 풀고 싶었다. 공공기관에서는 성범죄 신고가 접수되면 우선 징계처분을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는바, ⓐC는 원심법정에서 이 사건 당일 피해자를 만나 신고하겠다는 말을 들은 후 피고인을 만나 이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눈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피고인이 처음에는 '제가 어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죄송합니다.', '저도 넘 충격적이라 심장이 떨려서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라고 다소 모호하게 답장하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피해자가 '미안하고 죄송합니다가 다예요?', '일 크게 안 만들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인정하시고 사과하시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어요.', '저는 분명히 사과할 기회를 드렸는데' 등 구체적인 사과를 요구하자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점, ⓒ피고인은 당시 공공기관에서 근무하고 있어 피해자가 사건접수를 할 경우 징계 등의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았고 실제로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인하여 면직처분을 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우선 피해자를 달래 사건이 접수되는 것을 막고자 사과하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수긍할 만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추행하였음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보통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미안하다'는 등 사과를 하였다면, 자백으로 읽히기가 쉽지요.


하지만 대화의 전후 맥락이나 당시 상황에 비추어 유죄의 증거로 판단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는 않습니다.


결국 피고인이 피해자의 추궁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사과한 정황이 있다거나 어떠한 표현을 써서 사과를 한 것인지는 자백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지침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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