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
피고인은 피해자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피해자가 샤워하는 모습을 휴대전화 녹화 기능을 이용하여 녹화·저장하였습니다. 피해자는 피고인의 이와 같은 행위가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 해당한다며 고소하였고, 형사재판 과정에서 항소심까지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영상통화를 하면서 상대방이 샤워를 하거나 탈의한 상태를 보게 되었을 때, 이를 녹화하거나 캡쳐하면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일까요?
최근 대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였는데, 오늘은 그 내용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①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촬영한 때에 성립합니다.
법률에서 '사람'이라 함은 '다른 사람', 즉 '타인'으로 해석함이 타당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이 촬영의 대상을 '사람의 신체'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람의 신체 그 자체를 직접 촬영하는 행위만이 위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행위'에 해당하고, 사람의 신체 이미지가 담긴 영상을 촬영한 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3도4279 판결, 2017도3443 판결
그렇다면 이 사건과 같이 피해자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와 영상통화를 하며 보이는 피해자의 신체를 촬영한 것은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 해당하는 것일까요?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피고인이 피해자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피해자가 나체로 샤워하는 모습을 휴대전화 녹화기능을 이용하여 녹화·저장한 행위는 피해자의 신체 그 자체가 아니라 피고인의 휴대전화에 수신된 신체 이미지 영상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이 정하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24도10477 판결
결국 피고인이 피해자와 영상통화를 하며, 화면에 보이는 피해자의 신체를 녹화한 것은 카메라등이용촬영죄(제14조 제1항)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한편 이러한 녹화물을 타인에게 전송한 경우에는 무슨 죄에 해당될까요?
최근 대법원 판례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피해자가 노출한 가슴 부위를 휴대전화의 녹화기능을 이용하여 저장하였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위 녹화한 영상을 제3자에게 전송하였고, 이로 인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물반포등)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변호인은 '피해자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피해자가 노출한 가슴 부위를 녹화한 것은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것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카메라등이용촬영(제14조 제1항)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제1항 위반이 아니므로 제2항의 촬영물 반포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①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이하 “반포등”이라 한다)한 자 또는 제1항의 촬영이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를 포함한다)에도 사후에 그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등을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 영리를 목적으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의 정보통신망(이하 “정보통신망”이라 한다)을 이용하여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④ 제1항 또는 제2항의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⑤ 상습으로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위와 같은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같은 조 제2항 전단은 “제1항에 따른 촬영물 등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이하 ‘반포 등’이라고 한다)”하는 행위를, 같은 항 후단은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사후에 그 촬영물 등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 등”을 하는 행위를 각각 처벌하고 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 전단과 후단의 문언, 입법 취지와 목적, 규율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휴대전화의 영상통화기능을 이용하여 통화하는 일방 당사자가 자신의 신체를 직접 휴대전화 카메라에 비춰 생성한 영상정보를 상대방에게 전송한 경우 그 영상정보는 촬영 당시 촬영대상자가 자발적 의사로 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것으로서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 전단에서 정한 ‘제1항에 따른 촬영물(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는 것)’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같은 항 후단에서 정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를 포함)의 촬영물’에는 해당할 수 있다. 영상통화의 상대방이 이와 같이 전송된 영상정보를 휴대전화의 녹화기능을 이용하여 녹화·저장한 동영상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 후단에서 정한 촬영물의 ‘복제물’에 해당한다(대법원 2025. 6. 5. 선고 2024도16133 판결 참조).
대법원 2025도7142 판결 참조
결국 대법원은 영상통화를 하며 피해자의 신체를 녹화한 것은 제1항 촬영죄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녹화한 영상은 '복제물'에 해당하므로 이를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제3자에게 유포하였다면 제14조 제2항의 카메라등이용촬영물반포죄에 해당한다고 설시하였습니다.
상당히 복잡한 논리가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데요. 기본적으로 형사법은 문언의 해석을 넓히면 안 되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사람의 신체'는 신체 대상 그대로에 한정한다고 본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촬영한 것은 직접 촬영죄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당시에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영상을 전송한 것이므로 이후 이를 복제한 녹화 영상을 피해자의 동의 없이 배포한다면 처벌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나누어 보았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