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의 모습 2
12월이 되면 특성화고등학교는 매우 바쁘다. 바로 입시홍보의 결과가 나오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고졸취업 기피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특성화고의 인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데, 인문계고등학교는 소위 말해 '뺑뺑이' 인 곳이 대부분이지만 특성화고는 '전국 단위 모집선발' 로, 본인이 스스로 지원해야 하는 구조이므로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는 학교는 없다.
시도별로 다르지만 이미 서울은 인문계고 탈락자가 없어진 지 꽤 되었다. 인문계고 탈락자가 있다면 고등학교 입학은 해야 하므로, 특성화고에라도 추가모집하는 곳엘 가야 하는데 인문계고 탈락자는 없고, 특성화고 지원자는 없으니 자연스럽게 학교가 사라지게 된다. 게임으로 비유해 본다면, 온라인 게임이 재미가 있더라도 사람이 적고 인기가 없는 것처럼 보이면 유저는 금새 사라지게 되는 것과 같다.
따라서 특성화고에서는 홍보를 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한다. 그래도 공립에서는 좀 덜하지만, 사립의 경우는 정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부장교사들이 본인의 성과를 자랑하기 위해 부서에 있는 교사들을 닦달하여 보험회사 영업왕을 선발하는것처럼 오늘 홍보해서 신입생을 몇 명 유치했는지 경쟁에 붙기도 한다.먹을 것으로 꼬시는 것은 기본이다. 학생들도 단순히 먹을 거 조금 챙겨준다고 학교를 선택하지는 않기 때문에, 보조배터리라던지 가격대가 좀 되는 선물로 유인하기도 한다. 아마 가정에서는 많이 당황하셨을 것이다. 중학교 담임은 인문계 갈 성적 안 된다고 하지, 특성화고는 보내면 안 될 것 같지, 애는 뭐 선물 받아와서는 자기 특성화고 갈거니까 허락해달라고 하지....
대학교도 신입생 입학철이 되면 성적평균을 매기고,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와 같은, 어디서 누가 만든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대학교 등급을 매기고는 우리 학교가 더 잘낫네 어디 학교가 못낫네 하며 싸운다. 특성화고도 마찬가지다. 신입생 홍보가 잘 되서 넘친 학과, 미달되서 추가모집해야 되는 학과로 나뉘며 미달되서 추가모집되는 학과는 아무리 열심히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취업 혹은 진학을 보내고 강의를 해도 '못 하는 학과' 가 되어 버리고, 동네에 특성화고가 많아서 겹치는 경우에는 인기 없는 학교의 경우는 온통 죽상이다. 한 반에 24명 정도가 정원이지만 4명 5명 모집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교육청에서는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학생 취업은 시켜야 한다고 하면서 신입생이 자꾸 미달되니까 뭐라도 해보라고 '학과재구조화' 사업을 권유한다. 예를 들면, 정밀기계과를 스마트산업설비과같은 멋진 이름으로 바꾸고, 기자재도 산업현장에서 쓰는 최첨단 기자재를 쓰며 4차 산업 혁명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돈도 수억씩 들인다. 효과는? 몇 년 가보면 결국 또이또이다. 이름만 바꾼다고 내실이 생기는 것은 사실 아니니까 말이다. 중학교 담임교사도 특성화고 학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데, 중학생이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거의 없으니까 그렇다.
언제까지 특성화고가 이럴지는 알 수 없다. 중국의 성장과 4차 산업 혁명으로 인해 제조업 등의 성장이 둔화되었음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전 국민이 대학에 가는 사회가 되었다. 특성화고는 언제가 되서야 홍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