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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 AI와 퍼실리테이션은 때로는 비슷한 목적을 위해서 이용될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어프로치와 영향력이 정반대에 가까울 정도로 다르다. 이렇게 극단에 있는 Gen AI를 퍼실리테이터들은 현재 어느정도 활용하고 있는지, 가까운 미래 모습은 어떨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 국한하여 정리를 해본다.
퍼실리테이션에 AI를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가?
사람들 앞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이 퍼실리테이션의 가장 대표적인 모습이지만, 사실 퍼실리테이션의 진짜 작업은 그런 워크숍을 설계하기 위해서 사전 자료를 리서치하고, 관련된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Sensing 단계에서 퍼실리테이터가 어떤 자료를 참고하고, 누구를 만나서 어떤 질문을 했는지에 따라서 Sensing 작업의 결과가 달라진다. 더구나 그렇게 취합된 자료에서 어떤 인사이트를 찾고, 그에 따라 어떻게 워크숍 프로그램을 구성했는지에 따라서 워크숍의 Quality가 결정됨으로... 사실 퍼실리테이터의 진짜 실력은 Sensing 단계에서 대부분 드러나게 된다. 전사 비전수립 워크숍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에서는 설문조사, 1:1 인터뷰, FGI 등 많은 양의 데이터를 취합하게 되는데, 그 방대한 데이터에서 의미있는 시사점을 찾아내는 분석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었다. 그런데 이제는 Gen AI와 정성적 데이터 분석 도구 이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혁신적이라고 할만큼 드는 노력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AI에게 분석을 맡기더라도, 퍼실리테이터가 인터뷰 내용을 직접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좀 더 깊게 맥락과 상황을 이해하는 작업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Gen AI에 인터뷰 결과 파일을 첨부하고 요약을 시키더라도, 직접 인터뷰 결과를 읽은 뒤 스스로 내용을 요약해보고, Gen AI의 결과와 비교하면서 보완하는 방식이다. Gen AI도 미묘한 뉘양스를 놓칠 수 있고, 나도 과거 경험 등에 의해 편향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와 함께하는 브레인스토밍
Gen AI에게 아이디어를 달라고하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너무나 뻔한 아이디어만 제시한다. 그래도, 참석자들의 토의에 마중물 역할처럼 Gen AI가 제시하는 아이디어들을 참고삼아서 본격적인 토의를 하는 용도로는 훌륭하게 활용될 수 있다.
또는 토론이 벽에 부딪혔을 때, '우리가 지금까지 토의한 이런 아이디어 외에 새로운 아이디어 10개를 제시해줘'와 같은 프롬프팅 등을 이용해서 얼마든지 Gen AI를 이용해서 더 나은 아이디어를 도출 할 수 있다.
최근 동료 퍼실리테이터는 미션수립 워크숍에서 미션에 들어갈 키워드들을 참석자들과 함께 도출한 다음, 쉬는 시간에 Gen AI를 이용해서 미션 슬로건을 도출하고, 참석자들이 수정.보완하게 하는 방식으로 GenAI를 활용하기도 했다.
퍼실리테이션에서 Gen AI 다루기
위 예시처럼 이미 일부 워크숍에서는 Gen AI를 제3의 참석자처럼 워크숍 과정에서 함께 아이디어를 내는 방식으로 퍼실리테이션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아직은 조직의 문제를 해결 해 감에 있어서, Gen AI가 제시하는 솔루션을 따를것이냐, 인간이 만들어 내는 의견을 따를 것이냐 처럼 양자택일하는 상황은 아니다, 아직은.
그러니 퍼실리테이터는 Gen AI를 우리가 진행하는 워크숍에 어떻게 참여를 시킬 것인지, 어느 장면에서 어느 정도로 참여 시킬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현실적이겠다. 이는 마치 우리가 기존 퍼실리테이션에서 의제의 최종 의사결정자인 스폰서가 있을 때, 그 스폰서의 참여범위를 고민하던 것과 비슷하다.
워크숍 상황에 따라서, 참석자들이 편안하게 의사표현을 할 수 있도롭 돕는 것과 책임감 있는 결론 도출을 위해서, 때로는 오프닝과 클로징에만 스폰서가 참여하기도하고, 전체 세션에 스폰서가 참여하게 하기도 한다.
Gen AI도 마찬가지이다. 사안에 따라서, 참석자들이 주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 주어진 시간은 충분한지 등등의 요소를 고려해서, 이제 퍼실리테이터는 Gen AI의 참여범위를 결정해야 한다.
워크숍에서 권한의 차이가 다른 스폰서가 참석자들에게 미칠 영향력을 고려하여 참여 범위를 결정했다면,
지식의 정도/사고의 속도가 현저하게 다른 GenAI가 워크숍에 미칠 영향력과 궁극적으로 우리가 워크숍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것이 무엇인지를 저울질하여 Gen AI의 참여범위를 결정해야 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속 퍼실리테이터로 연간 100개가 넘는 팀 워크숍을 수행하는 고객사는 보안 등의 이유로 Gen AI를 아직은 워크숍 현장에까지 불러들일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이 고객사마저도 현업의 문제해결과 의사결정 과정에 Gen AI를 활용하는것은 시기의 문제 일 듯 하다.
그러니 우리 퍼실리테이터들도 Gen AI라는 새로운 워크숍 참석자에 대해서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 질문을 하자마자 답을 쏟아내고, 열정적이며, 좀처럼 짜증을 내지 않고, 모르는 게 없는 똑똑한 참석자.
그러나, 지나치게 열심히 답을 하려고 노력하는 성향 때문에 가끔씩 할루시네이션이라는 오류를 만들어내기도 하는... 그래도, 최소한 중언부언하거나 다른사람을 감정적으로 공격하는 등의 이상 행동을 보이지는 않을 Gen AI, 그를 혹은 그녀를 위한 자리 하나를 워크숍 현장에 남겨 두어야 할 시대이다.
-2025년 1월 8일, 채홍미. Certified Master Facilit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