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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 Jun 22. 2023

프리랜서의 겸업 금지는 불법이어야 한다

-프리랜서인데 프리하지 않은 아이러니

방송작가는 대부분 프리랜서다.


일정한 소속 없이

자유 계약으로 일하는 프리랜서에겐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단 이미지가 따라다니지만

많은 방송작가는 '무늬만' 프리랜서다.


특히, 막내작가나 서브작가가 그렇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상근 형태의 구인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상당수 구인글이

근무형태는 상근이라며

출퇴근 시간까지 적어놓는다.


출근시간만 기재해 놓기도 하는데

어차피 퇴근 시간은 무의미하다.


변수로 가득 찬 세계,

그 어떤 것도 상수가 아닌 방송계에서

제 역할을 해내려면

365일 24시간 내내 스위치 켜고 살아야 하는데

퇴근 시간이 무슨 소용.


메인작가와 서브작가는 비상근 하면서

막내작가는 사무실에 붙박이로 박아두는 팀도 많다.


내가 막내작가로 처음 일했을 때,

선배들은 비상근이고

나는 주 5일 오전 10시까지 출근이었다.


퇴근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았는데

오후 7시 전에 퇴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고

9시~10시 퇴근이 일반적이었으며

새벽 3시쯤 퇴근한 적도 몇 차례 있었다.

(근데 택시비도 없었던 거 실화냐)


주말에도 온전히 쉰 날이 없었다.

사무실에 나가지 않을 뿐,

촬영구성안을 쓰든

전화 인터뷰를 하든

자료조사를 하든

집에서 뭐라도 했다.


당시 내 월급을 듣고 놀라지 말길.

별도의 식대도 없이

고작 80만 원이었으니까.

(이번에도 놀라지 말길.  월 60만 원 받던 작가도 있었으니.)


그때 사회 이슈였던

88만 원 세대의 비참한 현실을 고발하는 방송을 볼 때마다

그만큼도 못 받는 우리가

그런 방송을 만든다는 게 어찌나 웃기던지...


도대체 언제 적 얘기를 하는 거냐 싶겠지만

지금도 상근을 조건으로 하고

야간이나 주말 상관없이 일하는 데가 많다.


달라진 건 최저임금 조정으로

막내작가 페이가 200만 원 수준이 됐다는 것과

(3~5년 차도 그만큼 받고 있는 기현상에 대해선 나중을 기약한다)


요즘엔 막내들도 할 일 다 했으면

먼저 퇴근하는 분위기란 것 정도...?

(일은 제대로 안 하고 퇴근시간만 챙기는 애들이 생긴 건 문제다...)


런데 전업을 준비하는 최근에도

뒷목 잡은 일이 있었다.

해보려는 일도 프리랜서로 하는 건데

관리하는 조직이 있긴 하다.


문제는 겸업을 금지한다는 내부 규정이 있고

따르지 않을 시, 자격 박탈 등의 불이익이 있다는 것.


프리랜서인데 이게 말이 되는가?

런 건 법으로 금지해야하지 않나?


겸업 금지한다는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도장을 찍은 것도 아닌데

법적으로 따라야 할 의무가 있나?


법적 의무는 없지만

불이익 있다고 고지했으니 지켜라 이거냐?

뭐 이런 엿 같은 경우가...


프리랜서지만 1도 프리하지 않은 지금 이 순간,

진심으로 알고 싶다.


프리랜서에게 상근을 요구하거나

겸업을 금지하는

이제라도 법으로 엄금해야 하지 않나?


아무리 생각해도

프리랜서의 겸업 금지는 불법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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