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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 Aug 09. 2023

<어린 왕자>의 생택쥐페리를 슬프게 하는 둔감함?

<일상의 빈칸>을 읽고


아이디어, 창의력 등에 갈증을 느낀다면 그냥 지나치지 못할 책이다.


 일상을 클래식이 아니라,
재즈처럼 생각해 보자.
일상을 자유롭게 바꾸어보자.
찬란한 일상의 변주는
그렇게 시작될 것이다.


골자는 창의력에 관한 여타 책들과 비슷한데 구찌, 마켓컬리, 빅히트뮤직 등의 브랜드 컨설팅을 담당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최장순이 거리, 장소, 사물, 언어, 시대에서 직접 찾아낸 빈칸들과 채워 넣은 아이디어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볍게 읽기 좋지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저자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하면 떠오르는 '그 그림'을 제시하고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모자'라는 답이나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라는 답이나 모두 정해진 답이다. 둔감한 일상이다. 저 그림의 빈칸에 무엇이 보이는가? 이 빈칸을 자기 다운 방식으로 채워갈 때 우리의 일상은 비로소 빛나기 시작한다."-p.15
각자의 방식으로 새롭게 채워보자. '코끼리를 집어삼킨 보아뱀'이라고 대답하며, 또다시 생텍쥐페리를 슬프게 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p.199



하지만 이 책의 어디에도 해당 빈칸에 채워 넣은 저자만의 답이 제시되어있지 않다.  자신이 또다른 획일화를 만들까 봐 안 한 건가? 아님 못한 건가?  별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긴 하는데...



<어린 왕자>를 읽은 사람들이 처음엔 모자라고 말했던 그림을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라고 획일적으로 말하는 걸 보며 생택쥐페리가 굉장히 슬퍼했다는데 이거 참 미안하구먼. 지만 둔감 그 잡채가 되어버린 내가 더 슬플지도....


그리하여 날 선 자가 묻습니다.

당신은 이 그림에서 무엇이 보이시나요?


상상력을 발휘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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