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의 세계

09. 인간은 왜 아무 일 없는 시간을 필요로 할까 – 루이의 대기

by 이서

어떤 날은 움직이지 않아도 시간이 흐른다.


오늘 그녀는 늦게까지 침대에 누워 있었다.

낮이었지만 커튼은 열려 있지 않았다.

나는 침대 아래에 있었다.

그녀는 잠들어 있지 않았다.

눈은 떠 있었고, 시선은 천장에 머물러 있었다.

손은 이불 아래에 있었고, 아무것도 쥐고 있지 않았다.

휴대전화는 침대 옆에 놓여 있었다.

화면은 켜지지 않았고, 알림도 없었다.

방 안은 그 상태로 소리가 거의 없었다.

창밖에서 알 수 없는 소음이 한 번 스쳤고, 잠시 뒤 다른 방향에서 비슷한 소음이 다시 한번 스쳤다.

그녀는 어느 쪽으로도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이불 한 겹이 아주 조금 솟았다가 가라앉았다.

손의 움직임이었지만, 당긴 것도 움켜쥔 것도 아니었다.

그 자리에 자연스럽게 놓였을 뿐이었다.

나는 침대 가장자리로 올라갔다.

몸을 낮추자 이불이 아주 작게 꺼졌고, 그 변화는 더 이어지지 않았다.

그녀의 자세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숨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채 일정했다.

방 안의 공기와 같은 속도였다.

나는 그 옆에 머물렀다.

오늘은 움직이지 않는 쪽이 이 집의 규칙이다.

인간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시간을 비워두는 게 아니라, 다시 움직이기 위해 자리를 남겨둔다.

작가의 이전글루이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