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용서는 큰 결심이 아니라 작은 행동에서 시작될까 - 루이의 시선
용서는 선언 아니라 선택의 반복이다.
이른 아침부터 전화벨이 울렸다.
그녀는 천천히 화면을 보았다.
이름은 확인했지만, 받지는 않고 전화기를 그대로 내려놓았다.
전화벨은 멈췄고, 방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잠시 뒤, 같은 소리가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화면을 오래 보지 않았다.
손은 무릎 위에 있었고,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소파 아래에서 그 간격을 보고 있었다.
울림과 울림 사이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
세 번째 소리는 조금 길었다.
그녀는 숨을 한 번 고른 뒤 전화를 집어 들었다.
목소리는 낮았고, 길지 않았다.
늘 하던 말은 나오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이지도, 메모를 하지도 않았다.
통화는 오래가지도 않았다.
전화가 끊기자, 화면은 바로 어두워졌다.
그녀는 한동안 그대로 앉아 있었다.
무언가를 잘라낸 사람처럼 움직임이 줄어 있었다.
잠시 뒤, 그녀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
안쪽에 있던 작은 물병을 꺼냈다가, 뚜껑을 열지 않은 채 다시 제자리에 넣었다.
물을 마시지는 않았다.
나는 그 옆에서 가만히 있었다.
그녀의 어깨가 아주 작게 내려갔다 올라왔다.
그 움직임은 호흡과는 다른 리듬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가, 아무도 없는 쪽을 한 번 더 보았다.
말을 꺼낼 자리는 없었고, 대신 말하지 않은 문장들이 방 안에 남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휴대전화는 다시 울리지 않았다.
그녀는 가방을 들지 않았다.
외투도 걸치지 않았다.
대신 소파 끝에 앉아 손바닥을 무릎 위에 얹었다.
손끝이 잠시 떨렸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떨림은 멈췄고, 손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도와주지 않기로 한 선택보다, 그 이후에 남은 시간을.
그녀는 아무에게도 설명하지 않았다.
변명도 하지 않았다.
다만 아무것도 정리하지 않은 채, 불도 끄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그 남겨둔 상태가 조금 전의 선택을 계속 되돌려보게 했다.
나는 알았다.
용서는 말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이후의 동작을 줄이는 일이라는 걸.
오늘의 그녀는 하지 않기로 한 자신을 아직 그대로 두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옆에 머물러 있었다.
용서는 큰 결심이 아니다.
더 하지 않아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아주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