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미자, 길 위에서, 길 찾기 시집 중
그 남자가 집으로 들어갔다
몸에다 깃털을
하나씩 세우고,
내려앉았다
날아오르는 흉내를 냈다
하루, 이틀, 그리고 한 달....
그의 붉은 눈이
독수리를 닮아갔다
찬바람이 불던 날
둥근 부리가
날카로운 울음을 터트렸다
그 남자
창문을 찢고 나와
활짝, 허공의 길을 날아갔다
검은 날개가, 순간
허공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길이
그 남자의 그림자를 끝까지 움켜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