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

by 채미자

백지에

사닥다리 길이 벌집처럼 나 있다

너는 계단 올라가 전동차 탔다

의자에 앉았다

엉덩이와 의자사이 사람이 앉고 떠난

흔적의 계단이 출렁한다

새로 태어난 계절 속으로 달리는 전동차는 흔들린다

사람들은 물질을 움켜쥐고 시간을 재며 긴장하고 있다

중심을 잘 잡아야한다

자칫 흔들리다 난간에 매달리기도 하고 떨어질 수도 있다


플랫폼은 전동차 타는 사람에게는 출발점이지만

내리는 사람에게는 종착역이다

너는 지금 몇 번째 계단을

무사히 오르고 있는가


종착역은

사닥다리 마지막 계단

백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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