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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Oct 23. 2015

우직함의 역설

"내가 회(안회)와 온종일 이야기를 나눴는데,
전혀 거스르는 말이 없어 마치 어리석은 것 같았다.
물러간 뒤 그가 홀로 지내는 것을 살펴보니
또한 (내가 해준 말들을) 완벽하게 실천하고 있었다.
회는 어리석지 않다."
<논어> 중


요즘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무섭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하는 사람'이다. 예를 들면 학원에서 이렇게 하면 성적이 오른다고 하는 것을 그대로 하는 사람, 책에서 이렇게 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난다고 하면 그대로 하는 사람들. 일종의 '맹목성'이 보이지만 전혀 부정적인 느낌이 없다. 왜냐하면 이들에게 요구한 것은 하면 반드시 느는 방법이었기에. 그들은 믿은 것이다. 그리고 그냥 한 것이다.


내가 다니는 영원 학원에서 시킨 것은 이렇다. 정해진 영어 분량, 5-10 문장의 영어를 한 문장씩 처음엔 5 번을 또박또박 읽고, 다음엔 억양을 살려서 빠르게 5번 읽고, 마지막으로 5문장을 연기하면서 하는 5.5.5를 하라는 것이었다. 이것을 그대로 하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내가 영어에 관해 본 다큐가 있다. <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진짜  이유>였다. 일일 학습 분량을 50번씩 큰소리로 따라 하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한 시간 이상 듣고 받아쓰는 연습을 하는 것 (다른 하나를 지금 글 쓰며 검색해서 다시 기억했다, 공부 계획에 넣을 준비를 해야겠다). 


이 방법들을 섞어서 한 문장을 15번 읽으면 되는 5.5.5 훈련법을 75번 읽는 나만의 '리얼5 훈련법'으로  바꾸어 하는 중이다. 보통 10~15분이면 끝날 분량이 1시간 넘게 해야 한다. 하고 나면 목도 나가고 기력도 소진한다. 이렇게 6개월을 한다면 10~15분씩 했을 때보다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나는 그냥 믿고 우직하게 하는 중이다. 그렇게 해서 실력이 늘어 선생이 된 분의 수업을 듣고 있기도 하고.


때로 성장하는 법은 이처럼 간단하다. 할 것을 해야 할 만큼 반복해서 하는 것. 모두 알지만 전부 하지는 않는 방법들. 그것들을 꾸준히 하는 이들은 우직하다. 우직하다는 어리석고 고지식하단 뜻이다. 겉에서 보기엔 그렇게 보인다. 하지만 공자는 간파했다. 그것을 그렇게 실천하는 사람이야말로 어리석지 않다는 것을. 


오늘도, 내일도 꾸준히 우직하게 내 할 일을 할 것이다. 실천할 것이다. 그것만이 성장할 길이며 나는 그것을 믿고 있다. 꾸준히 진행되는 매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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