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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Oct 23. 2015

누가 스승인가

"옛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알면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

<논어> 중


옛것만 익히면 고루한 사람이다. 새것만 알면 가벼운 사람이다. 옛것을 익힌 상태에서 새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배우려는 사람이다. 자신의 기반에 새로운 것을 융화시킬 수 있다. 우리가 무언가 배운다면 이런 이에게 배워야 한다. 새로운 것이 갑작스레 우주에서 날아온 것이 아니라면. 대개 우리의 기존 것에 기반을 둬서 새것이 나타난다. 그 진행 순서를 알기 위해선 옛것을 익힌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옛것만 배우면 멈출 수밖에 없고 새것만 배우면 나아갈 힘이 없다. 옛것은 지지대가 되고 새것은 스프링 역할을 한다. 탄성 없는 지지대는 땅에 붙어있을 뿐이며 기반 없는 스프링은 아무 데나 튀길 뿐이다. 이 두 가지를 갖추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옛것을 익힌 사람이 새것을 익힌 자가 스승이 된다면 한 걸음 내디딜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 그 자신은 이미 익힌 옛것이 너무 무거워 더 나아갈 수 없더라도. 지지대만 해줄 수 있을지라도 스프링이 있기에 보낼 수 있다. 그렇기에 스승의 도움을 받은 제자는 스승보다 반드시 멀리 나아가야 한다. 그게 제자 된 도리이다. 자신이 배운 '새것'이 언젠가 '옛것'이 되고 자신도 새것을 배워 전수하기 위해서.


우리가 먼저 할 일은 좋은 스승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서 기반과 탄성을 배워 나아갈 준비를 한 후 품에서 벗어나 앞으로 가야 한다. 우리가 스승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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