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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Nov 19. 2015

몰입, 상대성 이론 체험하기

마이북 프로젝트 열일곱 번째 시간

이 글은 책 <인문학  습관> '적성 찾기' 21일 프로젝트이다 "마이북 프로젝트"의 목표는 '나를 알아 발전시킬 3가지를 찾는다'이다.


오늘의 질문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주로 어떤 상황에서 몰입을 잘하는 사람인가? 시간이 멈춘 듯이 오롯이 그 순간에 몰입했던 경험이 있는가? 나는 주로 어떤 주제, 대상에 잘 몰입하는가?'




첫 몰입


내가 무언가 몰입한다는 걸 처음 깨달은 건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였다. 게임을 할 때 노래를 틀고 했다. 분명 1~2번 트랙을 들은 기억이 나는데 어느새 마지막 트랙을 들린다. 한창 게임에 집중할 때는 중간 음악을 듣지 않는 것이다. 재밌는 건 모든 소리를 안 듣는 건 아니다. 음악을 안 듣는 거지 게임에서 나오는 소리엔 민감히 반응한다. 이른바 칵테일 파티 효과가 일어난 것이다. 


아프리카 TV에 게임 방송하는 이들을 보라. 처음엔 떠들며 채팅하며 게임을 하다 어느새 말이 급격히 줄어든다. 시청자들도 보면 안다. 그들이 지금 집중했다는 걸. 그렇다. 그들은 어느 순간에 '몰입'에 들어갔다.


시간 감각의 상실 또는 해야 할 일의 망각


내가 몰입했다는 걸 알 수 있는 건 크게 두 가지로 알 수 있다고 본다. 시간 감각의 상실과 지금 하는 것 외에 다른 일에 망각이다. 


어제, 오늘 그런 경험을 했다. 오늘 영어 공부 방법에 관해 토론했다. 처음엔 영어로 하다 마무리하고 한글로 다시 했다. 원래 1시간 반 정도 하는 모임인데 3시간을  훌쩍 넘게 했다. 또, 어제 <인문학 습관> 윤소정 작가를 만났다. 같이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다 시간이 흘렀음을 느낄 새도 없이 시간이 되어 헤어지게 되었다. 그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체험했다 생각했다. 그런 체험을 몰입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느껴지지 않은 시간. 


상대성 이론의 체험


상대성 이론을 체험한 시간이었다.
1시간 반 동안 시간이 흘렀단 느낌을 못 받았다.
그냥 지나있었다.

2015.11.17 페이스북 글 중에서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 앉아 있는 남자는 한 시간을 1분처럼 느낀다. 하지만 그를 뜨거운 난로 곁에 앉혀두면 1분을 한 시간처럼 느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상대성이다. - 아인슈타인


모든 할 일의 망각, 단 하나만의 우선순위


오늘 했던 다른 경험이다.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고 있었다. 내릴 역은 4 정거장 남아 있었다. 책을 서서 읽고 있는데 마침 오늘 토론했던 내용과 연관된 내용이 나왔다. 어느 정도 읽고 고개를 드니 이미 내릴 역을 지나쳐 있었다. 앉아서 막 집중하며 읽은 게 아닌데도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이다. 


온전한 몰입 상태에는 그 한 가지 일에 내 삶의 전부가 몰아진다. '그 일' 외에 다른 데에 신경 쓰는 '멀티태스킹'은 사실 온전한 몰입이 아니라 생각한다. 그럴 수도 없고. 올림픽 펜싱 결승전에 임한 선수의 생각에 다른 생각이 들어올 여지가 있을까? UFC에서 주먹과 발이 오가는 상황에 아까 해야 했는데 못한 일이 떠오를까? 


돌아볼 때 나는 게임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심도 있는 대화를 할 때 몰입한다. 그런데 요즘 게임을 하지 않으니 읽거나 대화할 때 주로 몰입한다. 책을 읽을 때도 그냥 집에서는 오히려 쉽게 몰입하지 못한다. 밖에서 더 잘 된다. 적당한 소음이 있는 카페, 지하철 등이 내가 좋아하는 독서 장소이다. 고요한 독서실에서 집중하지 못한다. 도서관도 칸막이 있는 책상 말고 트인 책상에서만 집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일 때 집중력이 오른다. 보여주기 위해 하는 건 아니지만 흐트러지지 않으려 할 때 몰입한다. 몰입하는 모습을 하려 할 때 저절로 몰입하게 된다. 이는 행동심리학 적으로도 알 수 있는 메커니즘이다. 행동하는 대로 뇌가 따라가는.


생각해볼 주제나 논쟁적인 대화를 할 때 집중한다. 상대의 말을 듣기 위해 집중하고, 들은 말을 생각하고 내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 내 모든 뇌가 사용되는 느낌이 있다. 그 느낌을 자각할 때쯤 시간은 날아가 있다. 몰입했다.


몰입, 내 삶에 깊이 빠져들기


내가 언제 몰입하는지 아는 건 꽤 유용하다. 이제 나는 집중해서 무언가 해야 하면 독서실과 집보다는 트인 카페로 간다. 동시에 나 혼자만 생각하기보단 여러 사람과 대화하며 토론하여 생각을 발전시키려 한다.


먼저 내가 언제 몰입하는지 살펴보자. 누구나 살면서 몰입을 알 수 있는 두 가지 경우의 경험이 있다. 그런 경험들을 모아보자. 공통점을 찾아보자. 그래서 내가 언제 몰입하는지, 어디에서, 무엇에 몰입하는지 알아보자. 그 후엔 몰입의 환경을 만들면, 이전과 다른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내 삶에 깊이 빠져드는 경험이 계속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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