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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Nov 30. 2015

연말까지 10명 만나기

나보다 나를 잘 아는 이들의 소중함

오늘 하나 배웠다. 나를 잘 아는 건 내가 아니었다. 나보다 나를 잘 아는 이는 남이었다. 그냥 남이 아니다. 나와 함께 일하고 지내며 나를 겪은 이들이다. 나를 보고 나와 부대끼면서 나 때문에 힘들어본 사람들이 나를 잘 안다. 


그들은 나의 단점을 볼 수 있다. 내가 의도하든 아니든 만든 여러 문제를 겪게 되면서 알려고 안 해도 알게 된다. 내가 생각지 못하고 하는 행동을 그들은 생각하며 본다. 그러니 내가 아는 나보다 훨씬 잘 안다. 


오늘 나를 오래 만나 잘 알고 있는 형들을 만났다. 내가 최근에 저지른 실수들과 잘못한 태도들을 이야기해주었다. 알고 있던 것도 있고 전혀 모르고 있던 것도 많았다. 


코끼리는 자신을 스스로 볼 수 없다


내가 나름 나에 대해 성찰해본다고 했는데 거의 코끼리 발자국으로 코끼리를 안다고 생각하는 거였다. 코끼리는 자신을 스스로 볼 수 없다. 그저 자신이 남긴 발자국만  볼뿐이다. 설령 내가 아는 사람이 나를 아는 게 맹인이 코끼리 더듬어 아는 것이어도 나보단 내 겉모습을 잘 알 것이다. 내가 나의 상태를 알고 싶다면 그들의 정보를 들으려 하고 모아야 한다. 


머리, 몸통, 다리, 꼬리 등의 정보를 모아 어떤 동물인지 짐작하듯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들의 정보를 모아 알아야 한다. 그래서 한 가지 방법을 생각했다.


10명의 이야기를 모으자


연말 동안 10명을 만나기로 결심했다. 나와 자주 만나고 겪었던 이들에게 사과하며 감사함을 표하기 위해 그리고 나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진심 어린 충고를 들기 위해서. 그냥 친한 사람들이 아니라 특별히 나 때문에 고생하고 마음 쓴 이들을 만나려 한다. 


가능한 허심탄회하고 진솔하게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 모두의 기대를 충족시키며 살 수 없다. 그렇지만 내가 고칠 것도 분명히 있다. 남이 나를 보는 것을 막을 순 없지만 그전에 내가 나를 어떻게 보일지는 준비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를 아는 건 나를 보는 남이다. 다른 이에게 도움을 받아야 나를 알 수 있다.


내가 먼저 사과와 감사의 손길을 내밀어야지.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사과하고, 감사하다고 전해야겠지. 그동안 서운했던 것들, 내가 잘못했던 것들에 대해 그들이 이야기해준다면 정말 뼈저리게 들어야겠지. 


내 주위 사람들의 소중함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이 어쩌면 내게 전부일지도 모른단 생각을 했다. 이들이 밖에서 새로 만날 누구보다도 소중한 이들인지도 모른단 생각을 했다. 이들만큼 나를 아는 사람이 없다. 이들만큼 나의 찌질한 모습을 받아주고 함께 해주는 사람이 없다. 어떤 면에선 이들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그러니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하자. 물론 글은 이렇게 써도 삶이 바로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글은 순간 든 마음을 적은 것이다. 이 작은 마음이 한 번에 변화를 만들진 못한다. 하지만 하나하나 모여 변화를 이룰 것이라 믿는다! 그러니 이런 마음을 들 때마다 꾸준히 적을 것이다.


그 시작으로 먼저 10명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차근히 그리고 확실히 나를 개선해 나가려 한다. 잘할 수 있을 것이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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