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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Dec 11. 2015

S01E06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친구가 내게 말을 했죠
기분은 알겠지만 시끄럽다고
음악 좀 줄일 수 없냐고
네 그러면 차라리 나갈게요

...

이제는 늦은 밤 방 한구석에서
헤드폰을 쓰고 춤을 춰

...

브로콜리 너마저 -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중


출근길 아름다운 첼로 소리가 들린다. 클래식이 지하철 내에 퍼진다. 한 아주머니가 연주에 흠뻑 빠져 계신다. 얼마나 그 곡이 좋으셨으면 모두 함께 들으려고 트신 걸까. 물론 연주가 아름답긴 했지만, 지하철 안에서 이어폰 없이 그냥 폰스피커에서 나온 거라서 쳐다보게 됐다.


물론 누군가 듣고 문득 위로를  얻을지 모른다.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사적인 소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들리면 대개 소음이라 느낄 것이다. 얼굴이 벌건, 거나한 분들이 많이 타는 늦은 밤이 되면 혼자만 치사하게 예능 보는 게 아니라 모두에게 라디오로 들려주는 이들도 있다. 물론 화면은 자기만 보려고 하기에 같이 보자고 하기 어렵다. 아무리 재밌는 예능이어도 공공 장소에서는 혼자 봐야 한다. 그게 배려다.


아주머니의 실제 마음은 알 수 없지만 좋은 음악을 공유하고픈 마음일 거라고 좋게 해석해봤다. 좋게 해석해도 그 마음을 그렇게 표현하면 문제가 생긴다. 혹시나 나도 어디서 좋은 마음이라고 나도 모르게 이런 행동을 하고 있진 않을지 조금 걱정된다. 그 분에게 위 노래를 마음으로 선곡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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