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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Jan 06. 2016

어디를 먼저 보나요

비판이란 약은 칭찬이란 밥을 먹고 건강해야 듣는다

사람마다 보는 데가 다르다. 취향이 다 다르듯 각자가 중점을 두는 곳이 다르다. 사람을 볼 때도 그렇다. 사람이 괜찮은지를 이야기할 때 어떤 이는 외모를 보고 누군가는 청결도를 본다. 목소리로 판단하기도 하고 입고 있는 옷과 시계를 보기도 한다. 그를 통해 어떤 이인지 나름 생각한다.


오늘은 '장점과 단점'을 보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다. 유독 타인의 개선점을 잘 집어내는 이들이 있다. 전문 분야 등에서 유독 그렇다. 음악 잘하는 사람은 불협화음을 들으면 못 참는다. 박자가 느려지거나 음이 떨어지거나 하면 말해주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다. 


똑같이 음악을 잘하는 이어도 다른 태도를 보일 때가 있다. 어떤 이는 합주하다 누군가 틀리면 바로바로 정색하며 이야기한다. 바로 지적한다. 합주가 멈추고, 분위기가 싸해지는 한이 있다 해도 말한다. 그에겐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깐. 누군가에 관해 이야기할 때 '이게 부족하고 저게 안 되고, 그건 할 줄  모르고...'라고 이야기한다.


다른 이는 진행이 불가능하지 않다면 쭉 이어간다. 어떤 부분이 안 되고 어려워하는지를 지켜본다. 그리고 합주가 마무리된 후 맞춰볼 때 이야기한다. 어떻게 해야 나아질 수 있는지 알려준다. 개선될 수 있게 도와준다. 그 사람이 노력하고자 한다면 계속 응원하며 지지해준다. 나아지길 기다려준다.


이건 꼭 음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을 어떻게 볼지에 대한 이야기다. 누군가는 단점으로 사람을 규정한다. 자신이 못 참는, 싫어하는 기준에 못 미치는 이들에게 '낙인'을 찍는다. 지각을 몇 번 하다가, 한 수업에 일찍 갔다. 지각을 이해 못 하고,  민감해 하는 이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지각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 사람 눈에 비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었다. 지각하는 건 분명 개선해야 할 점이지만 누군가를 '개선점'으로만 본다면, 나에게 그는 '단점만 보는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단점만 보기는 쉽다. 단점은 사실 누구나 잘 보인다. 우리 모두에게 유독 거슬리는 게 있다. 그것을 거스를 때면 누구나 지적하고픈 마음이 생긴다. 계속 그렇게만 사람을 본다면 우린 '단점만 보는 사람'이 될 것이다. 서로에게 그렇게 기억될 것이다. 참 슬픈 사이다.


단점을 말하는 법, 존중이라는 그물을 먼저 두기


단점을 말해야 할 때도 있다. 잠깐 만날 사이라면 칭찬만 해줘도 되지만 일을 한다면 피할 수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예전에 일을 시작할 때 챙겨주던 분은 실수할 때마다 자주 말씀하셨다. '이제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괜찮아'. 그러면서 어떤 점을 해야 나아질지 진지하고 사려 깊게 이야기해주셨다. 존중받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관계가 되자, 나중에 다른 실수를 해서 '이젠 실수하지 않을 때라  생각해'라고 말씀하셨을 때도 반성하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노력하게 됐다. 


사람 중에 장점을 주목해서 보는 이들이 있다. 격려와 인정이 있는 곳에 있으면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그물망이 있을 때 듣는 '나아질 점'에 대한 이야기는 나를 기분 나쁘게 하고 무시하는 질책과 비난이 아니라 나를 생각해서, 나를 위해서 해주는 맛이 쓰지만 몸에 좋은 약으로 온다. 


장점을 계속해서 찾아 이야기해주면 내가 나에 관해 생각할 때도 도움이 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된다. 내가 글을 잘 쓰고, 말을 잘한다는 걸 알게 된 건 칭찬을 통해서였다. 혼자 그냥 글을 쓰고 말을 했다면 몰랐을 것이다. 주위의 칭찬 덕에 글쓰기 시작했고 말하기를 연습한다. 칭찬이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자존감이 자라고 건강해진다. 그리고 건설적 비판이란 쓴 약을 먹으며 나아질 부분을 개선해간다. 바로 쓴 약만 먹었다면 탈이 났을 것이다. 


비판이란 약은 칭찬이란 밥을 먹고 건강해야 듣는다


어떤 사람은 그저 쓴 맛만 나는 새까맣게 탄 음식 같은 것만 준다. 어떤 이는 평소에 자주 맛있는 음식을 주고 종종 맛은 써도 내 몸에 좋은 약을 지어줄 줄 안다. 어떻게 기억되고 싶을지는 각자의 선택이지만 나는 후자가 되고 싶다. 


처음엔 장점 한 가지 찾는 것도 어렵다.  아무것도 칭찬할 게 없어 보인다. 이는 관찰력이며 연습하면 는다. 그러니 장점을 보는 사람이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노력해보자. 그리고 가장 먼저, 나의 장점을 찾아 칭찬해주자. 사소해도 좋다. 아침에 일어났다면 그것만으로도 칭찬해줄 수 있다. 이불을 개고 옷을 깔끔하게 입었다면 그것도 좋다. '좋은 점'을 발견하는 데부터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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