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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Jan 13. 2016

뿌듯함을 느낄 때 받는 힘

제이 라이프 스쿨 3% 커뮤니케이션 자아 문답 반, 주제 : 가장 뿌듯했던 일




많은 이들이 바라는 게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더 나아가 좋아하는데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여러 일을 하면서 느낀 게 있다. 사람에 따라 민감도는 다르겠지만, 좋아하지 않는 일을  계속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책임감의 결여 일지 절박하지 않아서일지 모르겠다.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할 때의 불행감은 나를 뒤덮었다.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었다. 좋아하지 않는 일에 대한 반감은 컸지만 막상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언지 몰랐다. 내가 관심 있던 분야의 실무를 해보면서 하나씩 찾아봤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 그걸론 동기부여가 충분하지 않다

결국엔 모든 일을 그만두었다. 그러다 시작한 게 글쓰기다. 글 자체는 오래 써왔다. 싸이월드와 페이스북, 네이버 블로그와 티스토리에 이어 브런치로 왔다. '본격적'이란 느낌이 있는 건 브런치에서부터다. 이제는 다음 카페, 리뷰 공화국에도 리뷰를 쓰고 있다.


글쓰기는 오랫동안 내가 해오면서 외면한 무언가였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그 일이었다. 다만 항상 해와서 좋아하는지 몰랐고, 자기 글에 대한 자평을 좋게 할 만큼은 아니었기에 몰랐다. 그냥 꾸준히 썼고 쓰다 보니 사람들에게 '글쓰기 좋아하는' 이란 평과 '잘 쓴다'는 말을 조금씩 듣게 되었다.


'브런치'에 쓰는 글은 종종 카카오스토리와 다음 메인에 선정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리뷰 공화국'에서 고료를 받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쓴지 3-4개월 만에 일이다. 늘어나는 투데이와 공유수 등은 분명 기쁘다. 그리고 글을 쓰고 그런 부분을 확인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요소가 글을 쓰는 동력이 되진 않는다.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는 감정이 주는 '공헌감'


그 당시에는 어떻게 표현할지 몰랐던 감정이 있다. 몇 분이 댓글을 달아주셨다. 어떤 분은 고민을 말하기도 하셨고 다른 분은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자신을 돌아본 분들도 있고, 속상함 등을 공감하기도 한다. 리뷰를 보고 책을 사고,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한다. 내 글을 본 뒤의 일이다.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그 감정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 이런 감정이 글 외에도 있었다.


책을 읽고 느낀 바를 나누는 모임을 몇 개 하고 있다. 어떤 책은 그냥 살짝 당겨서 읽기도 하지만 몇몇 책은 강하게 끌려서 읽는다. 그런 책을 읽고 나눌 땐 말하는 나도 느낄 정도로 전달력이 다르다. '매료'된 만큼 설득력이 생긴 것이다(설득에 관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 참조). 그렇게 나누고 나면 종종 사람들이 그 책을 읽고 싶어 하고 산다. 그리고 내가 느낀 감정들을 같이 느끼고 공감하기도 한다. 감명을 받아 삶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달라지기도 한다.


그제 한 동생이 말했다. 나 때문에 밤새 잠을 못 잤다고. 정확히 말하면 조금 더 전에 내가 말한 것을 계속 생각하다가 설쳤다고. 한 친구가 여러모로 힘들어하기에 내 생각을 이야기해주었다. 동생은 곰곰이 듣더니 맞는 말 같긴 하다고 했지만 확실히 동의하긴 감정적인 설득이 안 된 모습이었다. 나는 그 후로 잊었는데 그 친구는 그 말을 두고 계속 생각한 것이다. 결국은 전적으로 동의했고, 생각을 바꾸었고, 훨씬 좋아졌다고 했다.


공헌감이 주는 뿌듯함,
뿌듯함이 주는 동력


지금 돌아보니 그때 드는 감정들이 '뿌듯함'인 것 같다.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사람은 타인에게 도움을 준다, 기쁨을 준다는 공헌감을 가질 때 행복함을 느낀다고 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때 '나'의 가치를 실감한다는 것이다. 공헌했다는 마음에 뿌듯함과 행복함을 느꼈다. 그 감정이 글을 쓰게 한다.


소소한 공헌을 통해 소소한 행복을 얻고,
같이 누리고 나눌 수 있길


최근 나 자신을 글을 쓰는 작가로만  규정짓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하려는 일은 확실하진 않지만 '글'만은 아니란 생각을 했다. 공헌감에 대한 생각하기 전 내가 할 일에 대해 생각해볼 때 떠오른 키워드는 '의미', '연결'이다. 여러 종류의 글을 통해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는 것, 내가 경험한 무언가를 가져와 의미를 부여해 읽는 이에게 연결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의미와 의미를 연결해 또 다른 의미를 만들어 누군가에게 의미 있게 하는 것이다. 이 일은 글 외에도 다양하게 할 수 있다. 팟캐스트같이 음성을 통해, 유튜브와 아프리카 TV처럼 영상을 통해서도. 그리고 이 일의 본질은 '공헌감'이다. 누군가에게 '의미'를 '연결'해주어 '의미'가 있게 하는 것, '의미'를 잇는 것.


강렬하게 뿌듯함을 느낀 적은 잘 없다. 진정한 행복함은 대개 강한 한 번의 파도처럼 반짝하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조용히 조금씩 높아진 수위처럼 차오르는 게 느껴진다. 다양한 방식으로 공헌감을 누리려 한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로, 누군가에게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소소한 행복함을 꾸준히 누릴 수 있다면, 남과 나눌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뿌듯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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