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에게 먼저 쓰는 이야기
'생산성의 과학'이란 영상을 보고 배운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요새 이것저것 배우며 지내지만 집에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할 때쯤엔 무언가 공허할 때가 많았다. 열심히 보냈지만 막상 오늘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을 제대로 못 했단 생각이 들었다. 생산적이기보단 소모적인 삶을 살고 있단 느낌이었다.
내게 생산적인 혹은 생산적인 시간이란 흘러가는 대로 낭비하는 게 아닌 주체적으로 쓰는 것을 말한다. 휴식도 내가 원해서 잘 쉬면 휴식이지만 그냥 쉰 것도 아닌데 시간만 날린 느낌이 나면 낭비한 것이겠다. 조금 더 깊게 나를 봤다. 오늘 소비할 일은 잘해냈지만 생산해야 할 일은 하지 않았다. 뚜렷하고 선명한 목적이 없었다. 흘러가는 대로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무언가 하려 했지만 내 집중력은 꽤 낮은 편이었다. 몇 가지 습관을 동시에 들이려 하면서 도리어 지쳐 다 놓고 있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시간을 관리하는 스케쥴링과 할 일을 관리하는 플래닝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보다 내 삶의 사명과 사명에 따른 행동을 생각해야 했다. 다행히 차근히 방향을 정하고 잡았다. 다음엔 방향으로 걷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대학 학기까지도 그냥 공부하면 되던 때라 간단했다. 지금은 아예 각기 다른 분야의 모든 걸 잘 선택해서 진행해야 한다. 그에 맞는 How to를 찾아야 했다. 마침 그때 보게 된 영상이다.
의지력을 의지하지 말라!
영상이 제안한 것은 이렇다. 생산적인 시간 관리는 최신 앱이나 그저 오래 앉아 있다고 되지 않는다. 이를 위해 과학적으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우리의 의지력은 유한하다. 의지력에 기대어 모든 걸 다 해버리려 하면 금방 소진될 것이다. '자아고갈'이란 현상이 생겨 더 못할 수 있다. 그저 열심히 하도록 몰아붙이는 대신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일단 시작하라
의지력을 덜 쓰는 방법이어야 한다. 그 방법은 일단 시작하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산성에 가장 큰 장애물은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그 일의 어려움을 먼저 생각한다. 그리고선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등 자잘한 일에 집중하면서도 뇌는 자신은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만든다.
다행히 뇌엔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불리는 심리학 개념이 있다. 이 개념에 따르면 사람은 일단 시작하면 그것을 끝날 때까지 하는 경향이 있다. <습관의 재발견>이란 책에서 저자는 한 가지를 제안한다. '작은 습관'. 운동하기 위해 헬스장을 등록해 일주일에 세 번 가거나 동네 5바퀴를 뛰겠단 결심은 '의지력'을 많이 써야 한다.
중요한 건 운동을 하는 것이다. '자이가르닉 효과'를 적용해보자. 저자는 일단 팔 굽혀 펴기 1회를 제안한다. 저자는 2년 넘게 이 습관을 이어오고 있다. 이 방법의 장점은 의지력이 거의 들지 않는 것이다. 팔 굽혀 펴기 1회는 아주 쉽다. 헬스장이 아니어도 할 수 있다. 거실, 카페, 도서관 어디에서도 한 번은 할 수 있다. 아주 작은 습관이지만 꾸준히 하면 몸에 새겨진다. 그러면 운동이란 개념은 내게 일상이 된다. 별다른 노력 없이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시작하면 쭉 할 수 있다. 1회를 할 수 있지만 어떤 날엔 100회를 할 수도 있다. 저자는 이제 헬스장에 가능할 때마다 가며 운동이 완전히 습관이 됐다고 한다. 시작의 힘, 작은 습관의 힘이다.
위 저자와 영상은 같은 이야기를 한다. 영상에 따르면 세계 최고의 음악가들은 의지력에 의존하는 대신 버릇 혹은 습관과 스케쥴링을 활용한다.
또한 이들은 '더 많이' 연습하지 않는다. 대신 '더 의도적'으로 한다. 가장 어려운 부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에너지를 계속 쓰기보다는 일정 시간만 고도로 집중한 뒤 휴식하고 다시 반복한다.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 연주자들을 조사한 결과 대체로 90분 연습과 10~20분 휴식을 취한다는 걸 발견했다.
데드라인을 정하자!
이들의 패턴을 통해 하루를 여러 단계로 나누어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일정을 지키려면 절제력이 필요하다.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필수적인 방법은 '스스로 마감 시간 부여하기'이다. 마감 시간을 적어놓거나 (예 : 오후 10시까지 글쓰기 - 난 이미 시간을 넘겨 쓰고 있지만..) 달력에 할 일을 표시할 경우 과제를 끝낼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고 한다.
시간별로 할 일을 적어두자
또한 '할 일 진도표'를 만들어 보자. 나는 이 부분이 큰 도움이 됐다.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단 느낌을 받으며 목이 막힌 느낌이었는데 이 부분이 사이다였다. 한 편에는 시간을 적고 반대편엔 해당 시간에 달성할 활동을 적는 것이다. 다이어트하는 사람이 오늘 언제 무엇을 먹었는지 적듯. 내가 오늘 몇 시에 무슨 일을 할지 적고 체크하는 것이다. 하루를 마감할 때 내가 오늘 어떤 일을 했는지 현실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이 시간에 내가 뭘 해야 할지 아니 당연히 딴짓하는 시간을 줄여줄 수도 있다.
간단한 아이디어였는데 이제라도 알게 되니 다행이다. 생활의 꿀팁들이 알고 보면 별거 아니지만 알고 나면 별 게 되듯. 이제 잘 사용하면 된다!
멀티태스크는 멀티트러블을 만든다
멀티태스킹은 금물이다. 동시에 여러 일을 하면 더 많은 일을 하는 느낌을 받는다. 느낌과 반대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멀티태스킹을 하는 이들의 생산성은 현저히 떨어진다고 한다. 한 번에 여러 일을 해내려 하지 말자. 일단 끝낼 일을 하나씩 처리하자.
먼저 자기 전에 내일 끝내야 할 일을 적어두자. 포스트잇에 적길 추천한다. 하나씩 적어도 되고 한 번에 적고 해낸 걸 그어도 된다. 이렇게 할 일을 뚜렷하게 적어두면 내일 할 일을 즉시 추진할 수 있게 한다. 한 번에 할 일을 하게 하니 동시에 하지 않게도 한다.
큰 업무는 작은 업무로 쪼개어 시작하자
위에 말한 작은 습관과 비슷한 원리인데 큰 업무가 있다면 작게 쪼개자. 그러면 뇌는 부담을 덜 느껴 더 쉽게 바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내가 한 글쓰기가 내 할 일이라면 '영상 한 번 보기', '영상 보고 타이핑 하기', '브런치 켜기', '쭉 타이핑해보기', '한 번 정리만 하기' 등으로 쪼개면 된다. 이 글을 쓰기 전 나는 '영상 한 번만 보자' 하고 봤다. 보면서 얻은 팁들이 너무 좋아 '적으면서 한 번만 보자'를 했다. 그리고 여기까지 글을 썼다.
어제 알게 된 어플인데 내가 고민하던 스케쥴링과 플래닝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다이어리 어플이다. Grid라는 칸을 나누어 각 칸 마다 질문 항목이 있다. 거기에 답하면 되는 다이어리다. 자기 입맛에 맞게 설정할 수 있어 내게 필요한 그리드를 넣었다.
오늘 배운 걸 토대로 미리 할 일을 전날 자기 전 혹은 당일 일어나서 적어두기로 했다. 영상엔 최신 앱이 시간 관리에 도움이 안 될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나는 문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받길 권한다. 때론 양날의 검이라 엄한 다른 어플을 할 여지도 있겠지만..
뭐든 일단 시작하자,
그게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생산적인 행동이다
위에 적힌 대로 일단 시작하며, 할 일을 하나씩 데드라인을 정해서 시간별로 한다면 분명 생산성이 오를 것이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주어진 시간에 알차게 했다면, 그리고 그걸 적어둘 수 있다면 뿌듯함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 어느새 완연한 봄이 다가왔고 3월이며 새 학기의 시작이다. 생산적인 시간은 누구에게나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다른 자리에서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쓸 때 이왕 의미 있게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이 글을 본다고, 이 글을 썼다고 한 번에 달라지진 않겠지만 글에서처럼 한 번, 하나씩 시도해보자. 그 한 번의 '작은 시작'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지 어떻게 알 수 있나. 지금은 잘 모르지만 분명 좋게 바뀔 거라 기대하는 사람은 아마도 어마어마한 변화를 경험하리라 생각한다. 일단 시작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