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시詩: 인간과 바다와 빛

by 채니

가까이 오지 마

육지로 돌아가

돌아가란 말이야


하얗게 부서지는 물보라

그 작은 아이를 잔잔히 밀어내는데


내 안에서 너는 결코 행복할 수 없어

바다가 말했다

너는 끝끝내 인간이란다


아이야 너를 위해서야

사람아 너를 위해서란다

인간아 네가 정녕

나의 깊이를 측량해 보려느냐

그 아득하고 어둑한 곳을

네 두 발로 밟아보겠다고


곤한 발걸음

네가 지쳐 주저앉더라도

그 작은 두 발

아직 붙어있잖아

숨을 앗아가지는 않잖아


바다가 말했다

사람아 네가 가라앉으면 나는 울어

가라앉지 마

그러니 돌아가


너도 알잖아

항상 밀어내고 있었잖아

내게 속하지 않은 모든 것들을

다정히 뱉어내고 있었잖아


부디 인간의 세계에서 행복해

듣자 하니 인간은

어디서든 행복할 수 있대

이미 넘쳐 흐르고 있대 사랑이


하늘과 땅이

크게 진동하고 있어


땅과 바다를 울리며

빛이 말하기를


사랑은 여기 있었고

영영 있을 거란다

언제나처럼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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