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인 신체와 특별한 정신으로 완성한
(12월 25일.) 별다를 것 없는 날이지만 분명 다른 날이다.
보편적이라는 것, 평범하다는 것에 물음표를 던지는 요즘.
수많은 물음표 사이, 이거 하나만큼은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다.
바로 보통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드는 방법!
1. 우선 하루를 조금만 비튼다. 틈 또는 균열이 생긴다.
2.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호흡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3. 그 사이 생경한 감정이 비집고 들어오는 순간, 특별함이 완성된다.
모두의 휴일보다는 특정인들의 휴일이 나에게는 진정한 휴일인데, 무슨 의미인고 하면 프로덕션이나 고객사의 실무자들이 쉴 때를 말한다.
그것이 바로 오늘, 크리스마스!
그래서 오늘 새벽, 작은 특별함을 만들고 경험했다.
최근 가장 기분 전환이 되는 일은 이른 새벽 시간, 요가원에 다녀오는 것.
아난다 선생님과의 요가는 못해도 꾸지람 듣지 않으며, 생각을 깔끔하게 비워낼 수 있어서 좋다. 종종 선택받은 이들은 그녀에게 채찍질을 당하기도 하는데, 꾸지람이 아닌 응원의 채찍이라 영광일 지경.
부족한 내 모습을 만나러 가는 시간.
오래 수련한 분들의 호흡과 자세를 경이롭게 바라봐도 되는 시간.
리듬의 변화를 온전히 느끼고, 감정에 솔직할 수 있는 공간.
(잠시 숨을 고른다.)
언제나 빨갛고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모두 어떤 휴일을 보냈을까?
5시 반에 일어나 새벽 요가를 다녀오고, 아이의 식사를 챙긴 후 잠깐의 낮잠, 그리고 가족 외출. (부쩍 뺀질거리는 27개월 아이 때문에 험난한 외출 길)
아이가 미술 수업을 받는 동안 남편과 나눈 커피, 그리고 늦어진 만큼 꽉 채울 수 있었던 저녁 식사. 모처럼 ‘일’ 없이 온전히 쉬어 가뿐했던 날.
그러고 보면, 안정적인 삶을 완성하는 것은 더하기가 아닌 빼기가 아닐까. 현대사회에서의 삶은 온통 더해야 유지되는데, 참으로 아이러니.
항상 잘 해내야 하는 우리. 매 순간 보이지 않는 평가대에 오르는 우리. 온몸에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잘해야 자리를 지키고, 틈을 주지 않으려면 자세를 유지해야 하기에 자꾸만 뻣뻣해진다. 게다가 겨울엔 바람까지 매서우니 근육이 뒤틀린다.
오늘은 정말 추웠어.
이제는 잘하는 일 대신, 나다운 일을 할 때. 그럴 수 있고, 그래야 할 것 같다. 비로소 허락되는 듯한 기분이랄까.
올곧은 자세가 아닌 유연한 신체와 정신을 갖고 싶고, 그 사이 깊게 호흡하고 싶다. 마치 서툰 나의 요가 동작처럼.
내 몸이 말하는 방식과 속도로, 나만의 모양으로, 나만의 결과물을 만들어나갈 2026년을 그리며.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