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 운동하는 아이들, 부모들

2026 동계올림픽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by 개발자 정채상

IT 용어일까 살짝 고민하다 misc 로...


외국인 친구가 한국식 발음으로 "파이팅"이라 말 하는 귀여운 장면이 방송에 나왔다. 한편으로는 많이 헷갈리지만,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하는 하루였어서 몇 자 남겨 본다.

https://www.fmkorea.com/9487207577


"파이팅" or "go"


한국에서 응원하는 의미로 "파이팅"이라고 많이들 쓴다. "화이팅"보다는 "파이팅"이었던 거 같고, 롯데자이언츠, 대한민국 국가대표 등에서 익숙하지만, 막상 미국에서 이에 준하는 영어 표현은 "go" 이다. 한국 말로는 "가자"에 좀 더 닿아 있고, 요즘 가장 유명한 가자는 얼마전 큰 무대에서 제니가 포효한 이 장면이 있겠다. ( 7분 15초 경 )

https://youtu.be/E6yaCT32qZA?si=tmo8xYwAnEcla44j&t=435


미국에서는 Let's go Giants, go Dodgers 등이 익숙하고 fighting 은 아니다.. 싸우자는 이야기인가 싶어 이민자들이 함부로 꺼내기 힘든 표현이기도 하고.. 아들 녀석 꼬마 때 투수하는 데에다 대고 "파이팅"이라 했다가 분위기가 싸아 해 졌던 기억도 있다. 친절한 팀메이트 아빠는 다음부터 "go Ted" 라고 하라고 알려 주었더랬다. 살짝 까칠하자면 저 위의 클로이 킴의 남친은 시합 전에 파이팅이라고 했어야지, 메달을 따고 나서는 다른 한국말들을 구사했어야 점수를 더 딸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다.


동계올림픽 2026 하프파이프


한국인과 미국인이 반반씩 섞여있는 입장에서 평창 때부터 클로이킴을 응원해 왔다. 아들녀석보다 3살 정도 위고, 캘리포니아에서 있었다 정도의 공통점으로 헌신했던 부모님들의 마음에 조금 더 닿아 있고, 김연아 이후에 모든 응원하는 마음이 쏠려 있었다. 올해 아프다 하여 괜히 마음 아파했더래고, 국가대표라는 의미와 올림픽이라는 이벤트가 어떤 의미일까 감히 가늠이 되지는 않지만 그 한 순간들을 위해 여러 에너지를 쏟는 그 마음들을 측은해 하며 응원해 왔었다. 게다가 올해는 한국에서의 신성 최가온 선수가 있어 좋은 승부가 되겠다 싶었더랬다.


https://www.youtube.com/watch?v=LYZRwgU4rGo


새벽을 잠 설치게 했던 그 요약들. 설명이 필요 있을까 정도의 감동 어린 순간들. 누구든 넘어지지 말고 다치지 말라 싶은 마음들까지. 그 어린 나이에 롤 모델을 가지고 지내 왔고, 그걸 너그럽게 실력으로 감당해 내는 여왕 위치의 롤 모델 당사자들까지 기껏해야 아직 20대인데 주고 받는 저 진심어린 마음들.. 그리고 보이지 않지만 뒤켠에 있을 부모들의 마음들까지.. 난이도나 점수 같은 건 모르고,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종목들이지만, 이보다 더한 드라마 같은 게 있을까 싶고. 한국이건 미국이건 엎치락 뒤치락 하는 모습들을 종종 보면 좋겠다는 사심이 있다.


운동하는 아이들, 그 부모들


종목별로 다들 처음에는 재미로 취미로 시작하지만, 어디까지 갈 건지는 매번 고민이었다. 큰 아이는 야구를 꽤 진지하게 했었고, 딸은 지금까지 태권도 품새를 진지하게 하고 있다. 성인이 되어 가는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앞으로 어떤 의미일까 등의 열린 문제들도 진행 중이다. 고등학교 때 야구를 했던 아이들이 한 반에 있었던 기억으로는 그거 아니면 다른 거 하기 힘들었던 시기에서의 운동이었다 치면, 요즘 혹은 미국에서는 그 정도보다는 조금 진지한 취미생활 정도의 의미로 인생의 일부가 될 수 있음에 할 일은 다 했다 싶다 정도로 거의 다 했다 정도의 생각이다. 야구도 태권도 품새도 저마다의 고유한 사연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잠깐 접어 두자.


레벨과 상관 없이 마무리하는 순간을 어떻게 놓는 게 좋을까 고민을 꽤 했었다. 아들 녀석 졸업 시즌은 팬대믹 중이어서 난이도가 높기도 했었고, 좀 더 할 걸, 훈련을 더 시킬 걸, 전학을 보낼 걸 등의 여러 생각들은 계속 오가고 있었고, 어느 리그 어느 stage 이든지간에 맨 마지막 게임은 지는 게임일 확률이 높았다. 이 확률이 높은 게 보통 높은 게 아니라, 토너먼트 시합이라 생각하면 1등을 제외한 모든 팀은 마지막 게임은 지는 게임이다. 어떻게든 마무리한다면 웃으면서 내가 우승했으니까 그만 두자.. .이런 일은 사실 벌어지지 않는 현실이라 보면 되겠다.


지고 온 마지막 게임에서 그동안 애썼다 라는 말을 하기가 매우 어려웠었다. 나도 처음이었으니까... 이기면 좋지만, 지면 또 어떠랴.. 미리부터 추스리는 데 에너지가 많이 들고 있다. 지는 게임이 어느 누구에게도 블레임의 대상이 아니고, 특히 응원하는 부모님에 빙의해 보자면 지든 이기든 그게 무슨 의미이냐 싶다. 위의 클레어킴의 경우 은퇴를 하네 마네 하는데, 1등이 아니면 어떠하며, 넓게 보면 우리네 지내는 모습이 1등이 아니어도 충분하고, 특히 그들의 가족들에게는 이미 박수받는 인생이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배우고 싶다.하지만, 내 마음 추스리는 것도 쉽지는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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