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팀 이름 - Calypso

매력적인 팀 이름을 만나는 것도 행운

by 정채상

회사에서 팀으로 일을 하면서 팀 혹은 프로젝트의 이름을 정하는 것은 언제나 크고 어려운 일이다. 영업 1팀, 개발 2팀 등으로 부르기 쉽게 하기도 하고, 높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헷갈리니까 매니저 이름을 붙여서 누구네 팀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과제 이름 혹은 제품의 이름과 그 안의 프로젝트들에 대한 이름들도 마찬가지의 난이도가 생긴다. 크고 오래된 회사일 수록 어지간한 이름은 이미 다른 데서 쓰이고 있거나 쓰였을 수도 있다.


어쩌다 남들이 안 쓰는 단어를 찾았을 경우 아예 잘 되어서 밖으로 나갈 때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지만 그 이전이라면 소개를 하게 되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그래서 그게 뭔데, 왜 니가 그 단어를 쓰고 있느냐 등등의 난이도 있는 일들이 생기곤 한다. 작은 회사일 때는 그냥 하면 되지만 큰 회사일 때는 기존의 것들 사이에서 질서를 존중하기와 자리잡기가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어릴 때 누가 가르쳐 주었으면 좋았었을까 싶긴 하다.


아래는 구글에서 가장 좋고 뿌듯하게 자랑스런 기억으로 남아 있는 4년간 함께 했던 과제/팀에 대한 이야기들, 그 중에서 이름이 가져다 준 기억들에 대해서 집중해서 기억을 정리해 본다.


Cousteau


미국 본사의 메인 캠퍼스에 과학계 위인들의 흉상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 중 한 분의 이름이다. 한글로는 쿠스토, 영어 이름으로는 Jacques-Yves Cousteau 라는 분이고, 한국에서 위인들을 접한 나로서는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deep sea explorer' 로 불리는 분이다. 2차 대전 이후 미지의 바다를 항해하고 그 중 바다 안을 집중해서 탐험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하고 미국에서 자란 친구들한테는 한두번 들어본 사람이었을 테니 캠퍼스에 흉상도 있었던 것이었겠다. 검색 팀이 근처에 있어서 밥 먹고 산책 중에 자주 보던 분이긴 하다.

google-campus-paolo-vescia (1).jpg https://blog.travelmarx.com/2013/08/google-heads-legends-of-sea-sculptures.html


당시 검색 팀에서 미지의 세상이었던 App 안에 있는 정보들을 구글 검색이 담아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비전으로 데모를 만들어 피치를 하던 중이었고, 이는 deep sea explorer 를 빗대어 꽤 공감대를 모으기는 했었고, 높은 분들의 관심을 조금 끄는 정도가 되었었지만, 사람 이름이 과제의 이름이 되기 힘들었었던 점이 문제가 되었고, 저 spelling 이 불어식이어서 난이도가 있었던 점들이 한계로 남았었다. 구글 검색이 웹 세상은 정복한 것은 육지를 점령한 거고, 우리는 바다로 간다.. 뭐 이런 게 괜찮은 시나리오였어서 다음 과제 이름을 정하게 된다.


Calypso


약간의 논의 끝에 과제 이름은 쿠스토 선생님의 대표 배 이름인 칼립소로 정해진다. 아래 사진의 조금 평범하게 생긴 배 들의 이름이고, 연구를 주 목적으로 하던 배 이름이라 하였다.

600px-_Calypso__-_Montreal,_1980.jpg https://en.wikipedia.org/wiki/RV_Calypso

그런데, 이 이름이 그리스 로마 신화때부터 나오던 여신의 이름.. 그리고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들에서 약간 무섭지만 여신으로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입에 찰지게 붙게 되었고, 과제도 성공적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220px-Calypso_receiving_Telemachus_and_Mentor_in_the_Grotto_detail.jpg

바다 속을 탐험하는 모선의 의미로 알려지며 검색 팀 내에서 "Calypso Team" 으로 불리게 되었고, 영광스럽게 첫번째 과제를 Calypso 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내놓게 된다. 이후 3년간 검색 팀의 한쪽 최전선에서 50명의 멤버들과 함께 여러 팀들과 재미난 경험들을 하게 되었다. 팀 이름의 한정판 티셔츠, 팀원들을 위한 global workshop 등 좋은 기억들이 있었고, 이후 Calypso 의 운명처럼 3년 후 과제와 팀은 해산하며 저편으로 사라지게 된다.


쿠스토 선생과 칼립소 배에 대한 오리지널 스토리는 여기에서...

https://www.cousteau.org/legacy/vessels/calypso/


App Indexing


검색 팀 내부에서 Calypso 가 나름 유명한 과제였지만, 세상에 이를 그대로 내놓을 수 없는 노릇이었기에 리더십에서 나갈 때 이 과제는 "App Indexing" 이라고 이름지어졌었다. Street name 혹은 market name 정하기라 부르는 과정으로 전문가들이 같이 참여를 했었다. 그리고 이것으로 Android release 와 Google I/O 에 검색팀을 대표해서 처음으로 데뷔를 했었다.


검색 팀의 과제에서 사용자보다 일단 contents owner 에게 앱을 만들 때 구글이 접근할 수 있게 해 주면 구글 검색의 시나리오로 함께 해 주겠다는 의미로 인덱싱이라는 말을 쓰게 되었었고, 당시만 하더라도 '앱'이라고 할 것인지, '어플'이라고 할 것인지 논쟁도 조금 있었더랬다. 여기서 '조금'인 것이 전 세계에서 한국만 '어플'이라고 불렀더랬고, 지금이야 안드로이드 앱과 iOS 앱 두 세상이지만, 당시에는 크롬 앱 혹은 웹앱도 따로 신경이 쓰이던 시절이었다.


관련해서 재미난 기억으로는 이 논의와 함께 .app 도메인을 구매하기로 결정을 같이 했어서 domain 경매 현장에 참여했었다( https://en.wikipedia.org/wiki/.app_(gTLD) ). 이 때는 검색 팀보다는 Firebase 팀의 전략에 해당이 있어 보조적인 역할을 했었고, 이후 다시 웹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딥링크를 안드로이드와 iPhone 에 기본으로 만드는 등의 여러 노력들 중 다른 데서 해 보기 힘든 꽤 유니크한 과제 경험들이었다 하겠다.


ps. 다른 과제 이름들


Calypso 가 App Indexing 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가고 나서도 그 범주 안에서 여러 가지 기능과 실험들이 다양한 이름으로 기획, 추진되었었다. "Calypso everywhere" 같은 직관적인 이름들도 있었지만, 암묵적으로 '바다'가 theme 이었다. 당장 기억이 나는 건 Davy Jones , Sealand , Seaworld 정도... 캐리비안의 해적 영화도 많이 영향을 주었고, 당연하게 팀원들은 그 영화 시리즈를 좋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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