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5장_아이들은 누가 케어하나요?
"아이들은 어떻게 하실 거죠?"라는 질문이 나에게 들어왔다.
면접이 결정 났다.
다대다 면접으로 면접관 3명, 면접자 3명인 진행이었다.
내 뒤 번호가 면접에 불참하였다.
특이하게도 뒤 번호가 당겨져 같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면접관 3명 면접자 2명인 면접이 이루어졌다.
면접관이 총 3명이라 질문도 3개.
첫 질문은 지원 동기로 무난했다.
지원 동기를 말하자 근무시간이 1시부터 10 시인 거 아시죠?라고 되돌아왔다.
속으로는 ‘모르고 지원했을까요’였지만 겉으로는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아이들이 있는데 어떻게 할 거냐고….
아이들 있는데 어떻게 취직해?라는 말처럼 들린다.
두 번째 질문은 도서관에 바라는 점, 인터넷 서치를 통해 봤던 질문이었다.
지난 여름, 양곡 도서관에서 진행되었던 플리마켓이 인상적이었던지라 그런 행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 번째 질문… 예상 질문 중 하나였으나 가장 받기 싫었던 질문.
“도서관도 클레임이 있는 편인데, 관장 나오라는 클레임을 받으면 어떻게 할 거예요?"
그 순간 떨리기 시작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클레임 중 하나인데요,라고 웃으며 말하기 시작했다.
웃으며 말하는 것과는 별개로 머릿속에서 생각이 꼬이기 시작했다.
첫 회사 생활할 때 자주 있던 클레임이라 그때의 대처사항과 인터넷에서 봤던 답변이 섞이기 시작했다.
고객의 니즈를 빨리 파악해 그 부분을 해결한다면 관장님까지는 안 내려와도 되지 않을까요?라는 생각이 정리되었으나 버벅거렸다.
그렇게 아쉬운 면접이 끝나버렸다.
결과는 3일 뒤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마음을 비워냈다.
사서 자격증도 도서관 근무 경험도 없는 10년 차 경단녀가 붙지 못할 것 같았다.
붙어도 문제다.
근무시간은 오후 1시에서 10시.
나에겐 9살 6살 딸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김포시는 도서관이 휴관인 곳까지 포함하여 총 7곳이다.
정상 운영 중인 6곳을 3군데씩 나누어 북부, 남부로 분류하였다.
나는 북부에 지원하였다. 북부의 최종 합격자는 총 18명.
서류전형 통과자가 44명.
그 중 살아남아야 한다.
마음을 비웠어도 결과는 궁금하다.
발표일 아침 9시부터 도서관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했다.
결과가 올라오지 않자 문의전화를 해볼까도 싶었다.
김칫국 마시는 느낌이 날까 관뒀다.
신랑도 묻는다.
발표가 안 난 거야? 일부러 얘기 안 하는 거야?라고.
발표가 안 나온다. 예정일이라 변동 사항이 있을 수도 있다.
남부는 발표가 공지되었다. 여전히 북부는 깜깜무소식이다.
그렇게 발표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다음날도 9시부터 도서관 홈페이지를 들어간다.
발표는 아직이다.
반 정도 포기를 했어도 결과를 확실히 알고 마무리 짓는 것과는 다르다.
12시 무렵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간 홈페이지에 게시글이 추가되어 있었다.
두근거렸다. 떨렸다.
클릭 한번, 어?? 내 번호가 있다!!!!
그런데 1순위가 되지 않았다.
아…. 그래도 된 게 어디야??
경단녀 10년 차가 경력사항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내가 바늘구멍을 통과하였다.
신랑에게 바로 말했다.
현실 앞에 신랑은 축하보다는 아이들 걱정이 앞섰다.
등하교 어쩌지? 애들 오후에 학원은 어쩌지부터 시작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근데 나 지금 어쨌든 붙어서 기분 좋거든?? 44명 중에 18명 뽑는 거에 들어간 거거든.”
“일단 축하는 하는데…. 현실이 문제.”
나도 안다. 나의 현실을. 우리의 현실을.
하지만 서운했다.
우리나라 현실에, 어찌 보면 전 세계 현실에 애 엄마의 취업은 만만치 않다는 거.
당장 아이를 봐줄 사람이 필요하고 아이를 봐준다 해도 퇴근 후 집안일에 쉴 틈이 없다는 거.
다시 한번 느낀다. 워킹맘의 위대함을.
11개월 계약직이라 1월 근무 시작과 2월 근무 시작으로 나누어진다.
다행히도 2월 근무 시작으로 배정되었다.
남은 한 달 동안 아이들 일정과 신랑의 출퇴근을 조율해야 한다.
취업 앞의 현실에 우리는 발등에 불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