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일기

2026.01.27_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고

by 책 읽는 엄마 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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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우리 아빠도 나의 우주였을 것이다.

지금도 간혹 생각이 난다.


더운 여름날, 러닝만 입고 티브이 보는 아빠의 무릎은 내 거였다.

그 무릎을 차지하고 온 우주를 내 거라 칭하며 보냈을 나날이다.


할머니 집은 광역시에 있는 곳이었으나 90년대 시절 논밭이 가득한,

버스정류장에서 30분이나 걸어 들어가야 하는 그런 곳이었다.

본인도 추웠을 텐데, 추위 많이 타는 딸을 위해 기꺼이 점퍼를 벗어주던 그런 아빠였을 것이다.


그런 것들 다 잊고, 혼자 컸는 줄 알았을 테다.

세상의 모든 딸들은.


결혼식 날짜를 잡고 퇴근하고 집에 오니

아빠가 갑자기 신부입장을 연습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신다.

손 한번 잡고 걷는 게 뭐 그리 어색하고 쑥스럽다고.

퉁명하게 "뭐 그런 걸 연습해, 그냥 입장하면 되지."라고 말하는 딸의 모습을

바라보던 아빠는 어땠을까?

나보다 더 어색하고 민망하지 않았을까...


그때는 몰랐고, 지금은 너무 잘 알지만.

쑥스럽다고 다가가지 못하는 딸이다.

이 후회가 더 쌓이기 전에 내가 먼저 손 내밀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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