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않기로 한, 영어

극성엄마 일지도 모를 나는, episode.28

by 책 읽는 엄마 화영

영어는 애나 어른이나 평생 과업인 걸까?


육아에 전념하기 전, 나의 생활이 있을 시절.

연말에 다이어리를 구비하고 비록 작심삼일일지언정.

새해 목표를 세우던 그 시절.


영어는 항상 리스트에 있던 것 같다.

지금도 마음에는 항상 있을 테지.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어린이집에서부터 영어를 시작하는 요즘.

영유에 영어학원에... 너무 일찍 경쟁 시대에 빠져 살고 있다.


그 삶이 싫어서, 너무 어린 시절부터 시작했다가 흥미를 잃을까 무서워

초등학교 입학에 맞춰 영어가 단절되었다.

따로 영어 학원을 보내지도 방과 후 수업도 하질 않았다.

공교육에서 시작하는 3학년때까지는 영어가 공백이었다.


영어의 평가 기준이 없지만,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영어가 떨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신경을 안 쓸 뿐이었지.


2학년 2학기가 시작될 무렵.

아이가 아닌 엄마가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알파벳도 모르는 아이, 혼자 위축될까 두려웠다.

담임선생님께 상담 아닌 상담을 하게 되었다.


"영어 선행학습이 되지 않아 알파벳조차 모릅니다. 3학년 수업에 맞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문자를 보냈다.

"아이들 평균 수준에 맞추어 가르치기 때문에 선행이 안되어 있어도 따라가는데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알파벳을 알고 수업에 집중하면 더 좋을 듯합니다."라고 친절한 대답이 되돌아왔다.


평소 아이에게 선택권을 많이 주고 있는 나는,

아마 다른 아이들은 영어학원을 다녀서 다 알고 올 거야, 네가 상관이 없다면 그냥 3학년 올라가고 신경 쓰인다면 우리 알파벳만 익히자라고 한다.

아이는 후자를 택했다. 그게 우리의 가정 학습법이다.

엄마는 권유하고 아이는 선택하고.


그렇게 알파벳을 익히고 엄마는 3학년 학교 영어 교과서를 구입한다.

글보다 그림이 많은 책, 영어의 선행이 필요 없는 교과서.


아이는 선행이 없다 보니 수업에서 눈을 초롱초롱 빛내고 있을 것이다.

1년의 공교육을 마친 후, 엄마는 또다시 ORT를 꺼내본다.


혹시나 싶어 1-2학년때 엄마표를 해보았으나

읽어주면 한글을 떼듯 읽는 게 아니라

영어문장을 머리로 외워 아는 듯이 따라 읽었다.

외워서 읽는 게 무슨 소용인가 싶어 그만두고 파닉스 교재 한 권과 알파벳만 가르쳤다.


엄마와 함께한 파닉스 교재 한 권, 알파벳

그리고 초등학교 3학년 영어 수업.

아이는 ORT1권을 드문드문 읽어내고 있다.

이제 영어를 읽을 줄 아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모르는 영어단어를 써보기로 한다.

학원처럼 마냥 외우는 게 아닌,

읽어보고 모르는 단어만 써보기.


3학년 동안 이런저런 방법을 해보았는데 안 맞아서 그만둔 것도 종종 있고,

아이의 실력에 비해 너무 어려워 사놓고 풀지도 못한 문제집도 있다.

분명 3학년이라고 해서 샀는데 말이다.

하지만 엄마의 노파심과 다르게 아이는 잘 커가고 있다.


언제나 아이들과 나는 느리게 자라나고 있다.

세상 눈치에 남들 시선에 노파심 가득한 엄마라 아이들을 종종 재촉하지만

럴 때마다 아이들에게 나는 배운다.


느리지만 천천히, 제 속도에 잘 자라자고.


영어는 누구에게나 평생의 과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는 서두르지 않는 과업으로 천천히 이루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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