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았나요

251006의 기도

by 차감성

일면식 없는 그를 추모한다.

우연히 닿은 그의 검은 네모 이야기. 환한 사진첩 속 가장 눈에 띈 검은 네모.

모든 밝은 색이 한데 엉켜 검게 되듯, 그의 모든 웃음을 덧칠하여 누구도 모르는 사이 검게 되었으리라.

며칠 새 그의 목소리가 떠나지 않음은 나도 그와의 만남을 인정하고,

그렇기에 떠나보냄도 있어야 함을 깨닫는다.


그를 위해 기도한다. 그가 남긴 모든 이야기와 웃음과 삶을 위해 기도한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았나요. 수많은 아이들의 웃음을 보며, 내가 꿈꾸던 삶 속에 있는 당신을 보며,

나는 떠나려는 당신을 붙잡고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나도 당신의 이야기 중 하나임을 고백합니다.


발걸음을 뗄 때의 설렘도, 가방을 풀어 내릴 때의 아쉬움도 결국 여행의 피할 수 없는 한 과정이리라.

무거운 짐을 내려두고 영원으로 떠난 그의 공간에 생의 불꽃들이 아른거리는 것을 보며,

그가 걸어온, 또 그가 걸어갈 세상을 짐작한다.


그를 위해, 나를 위해 기도합니다.


주여,

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으로 하여금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시고

주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으로 하여금 나의 마음을 기쁘게 하소서.



251006, 그를 추모하며.



@글쓰는 차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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