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즉흥적으로 다녀온 이유
여행은 사치라 생각했어요.
20살 이후 주변 지인들이 여행을 다니며,
추억을 쌓아가는 모습들이 항상 부러웠어요.
왜냐하면 그들은 제가 갖고 있지 않은
'시간적, 경제적인 여유로움'이 있어 보였거든요.
당시의 저는 미래가 안정적이길 바라기 때문에,
현재의 여유로움을 무시했던 거 같아요.
이땐 현재를 무시하지 않으면,
내일이 없을 거 같은 불안감이 컸거든요.
그래서 하고 싶은 것보단
'해야 할 일'에 더 집중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행은
'여유 있는 자들을 위한 것'이라 합리화하며,
그들에 대한 부러움과 저의 결핍을 숨겼습니다.
그렇게 여행을 사치라 여겼지만,
최근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일'이
겹치는 일이 생기면서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경제적인 여유로움'에서
'내면적인 여유로움'까지
제가 쉼 없이 살아갔던 이유는
경제적인 여유로움에 도달하기 위함이었어요.
그래서 갖고 있는 시간을 모두 투자하면
가능할 거라 생각했지만,
최근 들어 이대로는 도달하지 못할 수 있겠단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지난 6년간 지쳐서 쓰러지기도 하고,
다시 일어나 보기를 반복해 본 결과
'나의 미래가 여유로워지기 위해서는
현재에서도 여유로울 줄 알아야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여유로움을 얻기 위해선
현재의 여유로움을 어느 정도는 포기해야
쟁취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새로운 방향성을 찾기 위해
지금의 저에게 3가지를 물어봤어요.
1) 미래에는 어떤 모습이기를 원하고
2) 현재 나는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며,
3) 과거에는 무엇이 부족했는지.
긴 시간 동안 쌓여온 생각들을
위 내용으로 다시 정리해 보니,
새로운 방향성을 찾게 되었습니다.
또한 거쳐온 과정들을 돌아보니,
무언가를 이룰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기면서
‘내면의 여유로움‘이 생긴 거 같아요.
비로소 제가 살아온 시간들을
인정해 줄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새롭게 채운 나만의 연료
생각들을 정리하고 나니,
새로운 것들을 채우고 싶어 졌어요.
그중 저의 결핍이 가장 먼저 떠올랐고,
이전에는 못했지만 지금은 가능한
‘(혼자만의) 여행'을 경험해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리고 여행에서 느꼈던 여러 감정들은
크게 2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어요.
1. 들뜨지 않기.
2. 영원한 외로움은 없다
보통 여행을 준비할 땐 각자가 바라는 모습
(날씨, 여행 상황 등)을 상상하며 설레어합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상상했던 여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기분이 가라앉기도 합니다.
저 또한 여행을 준비하면서
날씨가 좋지 않다는 것을 미리 알았지만,
'혼자만의 여행'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어떤 변수라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오는
행복감을 마주했을 때,
감사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고,
변수를 마주할 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원하는 것을 이뤘을 때,
들뜨거나 남이 알아주길 바랍니다.
하지만 들뜨게 되면 실수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이와 반대로 흔들리지 않고 평온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 이런 사람들에겐 들뜨지 않을 만한
'중심'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생각합니다.
저도 이번 여행에서
1) 흔들리지 않을 저만의 목표가 있었고,
2) 어떤 일이 펼쳐져도 긍정적으로 수용하며,
3) 여유를 갖고 위기를 대처할 수 있다면
들뜨지 않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의도치 않은 행복감은 온전히 느끼고,
위기 시 상황을 냉정하게 보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으로 여유로운 사람이지 않을까요?
3박 4일간 제주도를 다녀오면서
혼자 여행 오신 분들도 계셨고,
그들의 공통점은 새로운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용 범위가 넓다는 점이었습니다.
여기서 혼자일 땐
누군가를 받아들일 수 있을 여유가 있고,
누군가에게 둘러싸여 있을 땐
혼자 있고 싶단 생각의 반복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영원한 외로움은 없고,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젠 외로움이 두렵지 않아요.
앞으로 혼자 여행 갈 일은 없을 거 같아요.
좋은 곳을 다녀보면서 드는 생각은
크게 2가지였습니다.
1) 나중에 같이 오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2) 그 사람과 이 공간에서 함께 있으면 어떨까?
좋은 걸 경험하면 내 옆에 있을 사람과
함께 가고 싶다 생각하는 저를 보며,
한 번 더 알게 된 거 같아요.
함께 있을 때의 가치를
더 크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그래서 목적이 없다면,
혼자 여행 다닐 일은 없을 거 같아요.
여러분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인가요?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수단인가요,
아니면 나를 찾기 위한 시간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