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엉망으로 쏘아진 화살이었나.
쏜살이란 말이 ‘활로 쏜 화살’이라는 뜻을 처음 알았다. 뜻을 알고 나니 ‘인생이 쏜살같이 지나갔다’는 흔한 말이 그저 아주 빠른 속도를 비유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
‘쏜살같다’는 말은 활시위를 떠나 벌써 저만치 날아가고 있는 화살처럼 한 번 살아버린 삶은 결코 돌이킬 수 없다는 말이고, 그래서 올바른 방향을 잘 겨냥해 우리의 시간을 쏘아야 한다는 말이며, 우리는 어딘가를 쏘는 사람이 되어야지 어딘가로 쏘아진 화살이 되어선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쏜살’은 시작과 끝, 방향과 주체가 기민하게 연결된 사람의 세계를 말하는 단어다. 그런 단어가 쏜살처럼 날아와 가슴에 꽂힌다. 나는 엉망으로 쏘아진 화살이었나. 아니면 정확하게 쏘는 활이었나.
그렇게 쏜살이라는 말을 다시 만난 후에도 나는 매일 쏘고, 자꾸만 쏘아지고, 가끔 명중하고, 자주 빗나간다. 우리는 여전히 쏜살같이 산다. 어쩌면 살아가는 한, 내내 그럴 것이다.
어머, 슈벌. 벌써 하루가 지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