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것도 네모난 것도 담을 수 있다고
함부로 당신을 담으려고 하다가,
뜯어진, 찢어진, 납작해진 마음 여기 있었다.
동그라미, 세모, 네모 너머
당신은 알 수 없는 모양으로 빚어진 사람.
나에게 담길 수 없다고
도저히 안길 순 없을 거 같다고
어느 날 허무한 온기만 남기고 당신이 떠날 때,
아물지 못한 상처처럼
하늘을 향해 입만 뻐끔거리고 있을 때,
나의 쓸모는 반드시 사랑인데
그 쓸모를 벌써 다한 것만 같을 때,
길 가운데 덩그러니 놓아두는
뻣뻣한 박스적 생각.
매일 열어두면 당신의 모양 천천히 닮아갈 수 있을까요.
내 안에 당신의 마음 꼭 맞춰 담아둘 수 있을까요.
아직 각지고 비좁은 내 마음 마치 버려진 박스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