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다

by 차구마

비 온다. 비가 자주 온다. 오늘은 저녁이 돼서야 온다. 낮에 오지 않아 고맙고 저녁에 와주어 기쁘다. 캠프 테라스에 쳐놓은 천막에 얇은 빗방울이 부딪치며 톡톡 소리를 낸다. 조용하기보단 고요한 캠프에 혼자 앉아서, 오늘은 이병률의 글을 읽는다. 시인의 문장이 보슬비와 비슷해 빗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시를 읽는 것 같고, 시를 읽고 있노라면 빗소리를 듣는 것 같다. 빨래를 미리 거둬 두어 다행이다. 오늘은 그것도 참 감사한 하루다. 새삼 제주가 참 고마운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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