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조카가 집에 놀러 왔다. 할아버지도 보고 할머니의 맛있는 음식도 먹고 나랑도 놀다 갈 겸 온 것 같다. 중학생답지 않게 아직은 고모인 나를 좋아라 해줘서, 같이 수다도 떨고, 가지고 온 건담 프라모델도 만들고, 야구도 보면서 주말을 보냈다.
일요일 저녁 조카가 집에 갈 때가 되자, 버스를 타고 갈지 데려다줄 건지 물어왔다. 차로 채 십 분이 안 걸리는 거리라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가는 동안도 출발 전 찾아본 유튜브 얘기를 하면서 즐겁게 도착했다. 조카가 사는 아파트에 도착해서 조심히 가라고 하고는 나도 금세 집으로 돌아왔다.
다시 집에 도착해서 씻고 잘 준비를 하고 나왔더니 조카의 할머니이자 나의 엄마에게 조카가 전화가 왔다. 그런데 대뜸 나를 바꿔달랜다. 내가 씻는 동안 전화를 못 받은 탓이었다.
"고모, 데려다줘서 고마워. 담에 또 놀러 갈게."
생각지도 못한 말에 어색하게 '응응 그래 고모도 고마워'라는 이상한 대답을 했다. 고마워에 고맙다니. 하나도 준비가 안돼서 어버버 한 탓이다.
고맙다는 말을 이렇게 조카에게 들으니 새삼 가슴이 뭉클했다. 어른들은 이래저래 쉽사리 하지 못하는 말을 이리도 산뜻하게 하다니.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고맙다는 말이 이토록 무해하고 기분 좋은 말인 줄 새삼 느꼈다. 그걸 느끼게 해 준 조카에게 고맙다. 나도 자주 말해야겠다. 사소하고 작은 고마움부터 빼놓지 않고 누구든에게 말이다. 고마워.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