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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구차 Aug 15. 2024

이직 6개월 차

폭풍같은 변화가 지나면 내가 남는다

  첫 이직은 아니다. 널뛰기, 개구리라 낮잡아 일컬어지거나 프로이직러라 부러움을 받는 수준도 아니다. 변화가 있어야 할 시기 즈음이 되었을 때, 무섭지만 늘 용기를 냈다. 지금은 네 번째 회사다.


  이직을 하는 전후는 폭풍 같다. 떠날 회사에서는 상사들과의 끝없는 면담과(회유, 압박, 애원, 분노, 다시 회유, 압박, 애원, 분노... 의 무한반복) 친하던 이들은 물론 친하지도 않았던 이들까지 어디 가는지, 왜 퇴사하는지 직접 물어대 온다, 그들에게는 당장의 이슈이고 가십인 것이다.(안다. 걱정과 응원의 마음도 있다는 걸.) 새롭게 갈 회사에서는 최대한 빨리 와달라며 인생에 몇 없는 구원, 구혼 세례를 받는다. (대부분 큰 일 난 것처럼 말하지만, 그 정도 큰 일은 잘 없다.) 양쪽환경에서 몸이 붕 떴다 가라앉기를 반복하다 보면 퇴사날이 다가오고 입사날이 다가온다. 그리고는 한 두 달은 정신이 없다. 새로 전학 간 학교에, 친구에 적응하듯.


그리고 이런저런 시간들이 지나면 6개월 차가 된다. 새 회사에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새로운 회사의 장점이 아니라 단점들도 파악이 된 시점이고, 예전 사와시절인연으로 서로의 스탠스를 바꾸어가는 찰나이다.


이때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타이밍이 온다. 새로운 선택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고, 내가 두고 온 선택지는 나 없이도 잘 사는 것 같고. 그렇게 보면 그렇다. 그렇게만 생각하면 계속 그렇다.


 번의 이직을 해보니 이때가 제일 중요하다. 처음 적응하는  첫 달도 중요하지만, 내 마음을 다독이는 여섯 달째도 중요한 타이밍이다. 새로운 선택에 집중하고, 지금,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내가 해낸 일에 집중하는 것. 그리고 더 이상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것. 과거는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토대이지, 돌아봐야 할 미련, 후회의 대상이 아니다. 이 생각에 집중하는 것.


싱숭생숭을 잘 넘기자. 은은히 밀려오는 싱숭생숭에 지난 이직을 되돌아본다. 지난 이직 때도 6개월 차엔 늘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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