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 2편

-글쓰기가 가진 힘을 증언합니다

by 글담연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을 찾습니다.

* 글쓰기 능력 무관


2021년 글쓰기 연수가 있어서 ‘누군가 가보라’는 추천을 받았지만 기대없이 들으러 간 적이 있었다. 연수에 모인 사람들의 자기 소개를 들어보니 글쓰기를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라서 글을 제법 쓴다거나,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표출하지 못해서 목끝까지 한이 쌓인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 둘에 해당됐던 사람들은 아니고, 그냥 추천을 받아 얼떨결에 갔던 사람이었다. 특별한 목적의식이 있어서 간 것은 아니었지만, 글을 쓰는 선호 영역에 해당하는 활동을 하니 마음에 들어 갔다. 그러나 일단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 것일까, 그곳에 모인 연수생들이 첫시간 자기소개를 하며 솔직하게 또 어떤 분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마음에 맺힌 것을 쏟아내는 덕분에 내 마음 속에도 하고 싶은 말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동료와 함께 협력하는 문화 속에서 겪는 쌩 날것의 어려움을 토해내고 싶었다. 그날 나는 울지는 않았지만 며칠 전 회의에서 펑펑 운 이야기를 했다. 쉬는 시간에 몇 명이 말을 걸어왔다. 충분히 공감한다며, 서로 고생담을 이야기했다.


이 연수에서 찾는 사람은 경험을 나누고 풀어낼 사람들이었다. 글을 잘쓰고 못쓰고는 차후의 문제였다. 하고 싶은 말들이 있는 사람이 먼저였다. 누구에게나 스토리는 있지만 그것을 밖으로 끄집어내고 싶은 의지가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었다.


함께 하는 글쓰기에서 필요한 것들


1) 솔직함

글을 쓸 때의 솔직함이란,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포장하기보다는 내가 한 경험에서 내가 느낀 것과 내가 그경험을 통과하면서 어떤 상태인지를 알고 그것을 있는대로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이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쉬운 편이다.

서로 어떤 이야기를 할지 각자의 이야기를 한 후부터 시작했다. 우리가 꺼내놓은 이야기와 관련된 것들을 줄줄이 꺼내놓으면서 글로 쌓아보았다. 2주에 한번씩 이야기를 잔뜩 써왔다. 뒤는 생각 안하고, 그냥 줄줄이 썼다. 하고 싶은 말은 수도를 틀듯이 나왔다. 때로는 이렇게 솔직하게 그때 느낀 내 마음을 털어놓아도 될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솔직하고, 찐한 감정을 밝히는 연수생에게 고마움과 용기에 감탄할 때도 있었다. 그래서 나도 솔직할 수 있었다. 솔직함은 솔직함을 견인하는 듯 보였다.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내다가도 이렇게까지 이야기해도 될까 싶어서 나도 모르게 방어로 탁 막힐 때가 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막히면, 함께 하는 연수생들과 멘토와 서로에게 질문을 하면서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면 또 그 뒤로 이야기는 계속 나왔다.


거기에서 끝은 아니었다. 경험과 감정 나의 스토리 속에 발견한 어떤 가치를 찾아야 했다. 나에겐 힘든 협력의 과정, 잘 되지 않고 꾸역꾸역 버텨왔던 그 경험담속에서 건져 올린 가치가 ‘동료성, 선물’ 이었다. 나 혼자 떠올린 가치는 아니었다. 연수생과 멘토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나도 모르게 나온 말이었고, 그 말에 상대들이 무릎을 탁 치면서, ‘바로 그거야’ 했을 때 이것을 깊게 사유해서 써야한다는 예감을 했다. 이것이 작가 정신이구나.



2) 함께 생각하는 작가 정신

그 다음은 작가정신이자 작가로서의 능력인데 경험 속에서 의미를 파악하여 엮어내는 능력이다. 이 ‘작가정신’의 사고 과정을 연수생들과 함께 한 것이다.

먼저 글쓰기 경력을 가진 멘토가 연수생들이 말하거나 쓴 이야기 속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가치를 내포한 것인지 엮어내는 길잡이 역할을 해주었다. 길잡이를 한 멘토의 발언 이후로 연수생들은 각자의 이야기에 한마디씩 말을 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개인에게는 일상적이고 사소한 것이라 생각했던 경험이 타인에게는 호기심의 영역이고, 알려주기를 원하는 부분이었고, 실패담 역시나 궁금했던 부분 중 하나였다.

우리가 꺼낸 각자의 상황과 스토리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나를 비롯한 연수생들은 용기를 냈다. 사소한 이야기도 관심을 가질 수 있음을 알게 해주었다.

물론 글쓰기에서는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고, 글에서 경험 속에서의 사유, 실패 경험 이후 나의 생각의 방향과 행동 등이 따라나와야 글을 읽고,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는 것도 알았다. 경험의 나열만으로는 뭔가 완결된 느낌이 아니라고 공통적인 반응을 전하자, 경험 뒤에 나오는 질문들과 스스로 생각해보면서 어떤 마무리를 지어야 할지 함께 생각해보았다. 도움이 되도록 질문을 던졌다. 그것만으로도 마지막 이 부분을 써나가는 것은 또 혼자의 힘에 백짓장을 맞들어준 느낌이 들었다.

연수생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글이 나아갈 방향을 만들어갔다. 그렇다, 함께 생각하면서 작가 정신을 담을 수 있었다.




글쓰기 연수를 수강하면서 경험이 글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생각이 글의 수준을 만들고, 계속 읽고 싶게 만드는 힘이 결정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화를 하면서 나의 생각의 물꼬가 터졌다. 글쓰기 연수를 통해 글의 힘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솔직한 사람이면서 함께 나의 이야기와 너의 이야기를 말로 글로 풀어내면서 함께 고민할 줄 아는 마음이 필요했다.


이 과정을 겪으면서 뭔가 달라진 나를 느꼈다.

글쓰기를 하면서 나의 스토리들을 주제에 맞게 엮어가면서 나는 힘들었던 나의 과거가 두 가지 가치로 나아가는 발판이었음을 느꼈다. 동료성을 통해 잊혀지지 않는 선물을 받았다.

그 이후 나는 글쓰기가 나를 변화시켰음을 느꼈다. 막연히 힘들었던 과거가 실은 나를 점점 더 나은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동료와 함께 글쓰기 하도록 지도해보기로 했다. 두 번의 지도 결과, 괜찮은 성과를 얻었다고 느꼈다. 나는 해마다 조금씩 나아진 방법으로 글쓰기를 지도해보리라 결심한다. 내가 느낀 이 글쓰기의 힘을 전하는 심정으로.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