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수익화 선언 이후 내 정체성
며칠 전, 브런치가 알림을 계속 보내와서 브런치에 들어왔다.
요즘 내 머릿속은 온통 보고서 준비였다. 나의 장기프로젝트 보고서 중간 점검 기간이기도 했는데, 내 머릿속 관심사를 제친 것이 브런치였다. 휴대폰 알림 중에 브런치가 제일 많은 알림을 보냈다. 평소처럼 글이 뜸하다고 독촉 알림인가 보다 했는데, 메시지가 약간 달랐다. 실패한 제주도 여행 다녀온 이후 정리 글쓰기 할 시간도 없이 인터뷰며 보고서 준비로 정신 없을 시기였다.
브런치가 이상했다. 내 구독 작가님들의 글 업로드 알림이 자주 떴고, 갑자기 내 글에 좋아요 알림이 자주 떴다. 작년에 쓴 글이 갑자기 역주행했다. 무슨 일이지 싶어 브런치에 들어왔다. 브런치 메인에 뜬 글이 브런치 수익화 안내 공지, 그리고 그에 대한 작가들의 의사표현이었다.
수익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담긴 글들을 읽으면서, 나는 새로운 작가들을 만났다.
새로운 작가들을 만나면서 읽자마자 좋아요를 누르고 말았다. 사이다 발언을 하는 작가들에게 할 수 있는 피드백 방식이었다. 어떤 작가는 구독했다. 그렇게 내 브런치 앱이 활성화 되었다. 그 덕분에 나의 브런치 활동 스위치도 켜졌다.
그동안 작가님들의 글에 ‘좋아요’는 누르지만 구독하지 않은 경우는 많았는데, 이번엔 달랐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작가님들 글이 나의 ‘발견’ 피드에 뜨면서 새로운 작가들을 알게 된 것이다.
내 관심사를 반영한 작가 발굴
브런치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몇만명이 되지만 피드에 뜨지 않거나 새글에 뜨지 않으면, 찾아서 만나기가 어려웠다. 한마디로 운이 닿아야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이번에 알게 된 건 내 관심분야를 알아차리고 추천하는 작가의 글이 ‘발견’ 카테고리에 뜬다는 것을 알았다. 이번에 사이다 발언을 읽으며 내게 매력적인 작가님들을 발견했다.
그중 한분 작가님이 쓴 글에는 출판업계인사의 말을 인용한 기사가 있었다. 과거 브런치의 기능과 최근 브런치 작가들에 대한 평을 했는데, 그 문장을 읽고 말았다.
‘개발자 입장에서 본 브런치 개편’ by 김룰루 작가님
직장인 작가들의 고만고만한 에세이.
특별히 글을 잘 쓰는 작가님들은 이 말에 어떤 감정을 느끼실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말이 좋았다.
어떤 작가님은 브런치가 계급을 3개로 나눴다고 하셨지만,
브런치팀 엄선 작가/ 크리에이터 뱃지 획득 작가/ 나머지
나는 이 말이 좋았다. ‘고만고만한’글을 쓰는 ‘나머지’
차이브는 상위권을 추구하지 않는다.
고만고만한 작가가 된 것이 마음에 든다.
고만고만한 에세이를 쓰는 것이 좋다.
고만고만한 우리들이 몇 십만 명, 몇 백만 명이 되면 일선 작가들은 구분하고 싶을 수 있겠지만.
우리들이 자신의 삶을 남들에게 전달력 있게 표현하고, 자신만의 성찰과 의미를 담아 글을 쓰는 능력이 상향평준화되어 가고 있다는 의미로, 나는 이 ‘고만고만한 수준’에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면 좋겠다.
상위그룹들에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내가 상위그룹이 되어보진 않았지만, 고만고만한 에세이를 쓰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건 공교육의 힘으로든, 스스로의 힘이든, 플랫폼의 힘이든, 디지털 시대의 혜택이든, 무엇인가 덕분이다.
-분석은 추후에 해보도록 하고.
요새 나도 글을 많이 발행하는데, 심리적 활성화 스위치가 켜졌기 때문이다. 내 정체성을 찾았기 때문에.
고만고만함이 긍정적으로 내게 와 닿았다. 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