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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IBS Aug 04. 2018

라면국물티백

세상에 이런...!

야간 자율학습을 할 때가 있었다. 10년도 더 됐내... ^___^ 밤에 입도 심심하고, 졸리니까 뭔가를 마신다. 보통 코코아나 녹차 같은 것들. 조용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뭉근한 향들이 뭉클뭉클 퍼진다. 잠자기 좋은 환경에 눈이 스륵 감기는데 맵싹한 향이 돈다. 근본이 음료가 아님을 알려주는 냄새의 이질감이 터진다. 둘러보니 어떤 놈이 생라면을 부숴먹고 남은 분말스프에 건더기스프까지 머그컵에 넣어서 휘적휘적 젓는다. 라면냄새는 깨끗한 물에 떨어진 잉크 방울처럼 순간에 퍼져나간다. 냄새의 근원지 가까이 앉아있는 놈들은 한입씩 호로록 거리면서 '으어' 같은 소리를 낸다. 생라면에 스프만 쳐서 먹을 줄 알았는데, 머그컵에 담긴 라면국물이라니. '저새끼천잰가?' 

이런 생각을 실천한 제품이 있었다. 바로 '라면국물티백' 우리 팀에서 이 아이템의 존재를 인지하고 14F채널을 통해 소개하고 싶었으나 다른 팀원들의 시큰둥한 반응으로 소개하지 못했다. 이걸 처음 들고 왔으나 아이템을 킬 당한 분이 '아니 이게 왜 별로인가!!!' 분개하며 구입해왔고, 나는 지지자라는 이유로 요렇게 두 개를 받게 됐다.

까 보면 이런 느낌. 스프냄새가 훅- 터진다. 가루가 날릴 걸 약간 걱정했는데, 티백에 예쁘게 담겨있다.

물 조절 고민했는데, 보편적인 룰에 따라 일단 종이컵의 반만. 국물 자체는 맑다. 라면국물보단, 맵게 만든 오뎅국물의 비주얼에 가깝다. 

홀-짝. 라면국물의 익숙한 맛과 비교해보면 미묘하게 다르다. 보통 라면국물은 유탕면과 함께 조리된 결과물이기 때문에 약간 기름지다. 라면국물티백이 내는 맛은 그 '기름짐'이 거의 없다. 약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지점.

성분확인. 대두,밀,돼지고기,우유,게,쇠고기,새우 함유. 우유가 들어간다.

티백이니까 물을 리필해서 한 번 더. 약간 옅어졌다.

이거 한 번 까서 볼 걸 그랬다. 건더기가 여럿 보인다. 순한맛이라고 마셨는데 약간 매웠다. 두 컵 정도 마셔보니 물 정량은 종이컵 음료 정량의 2-2.5배 정도로 추정된다. 이 정도면 김밥 한 줄과 함께 먹기 딱 좋은 정도다. 김밥만 먹기는 목이 막히고, 그렇다고 라면까지 먹기에 양이 적은 분들을 위한 음료(?)가 아닌가. 낚시 등 야외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도 좋겠다. 하여간 사무실은 약간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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