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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IBS Aug 16. 2018

제주도 8.12~14

예쁜 빵집에서 한 덩어리에 오천원, 만원씩 하는 비싼 빵을 한 아름 샀다. 줄 서서 사 먹는 집이 항상 맛있는 건 아니지만, 이 집은 충분히 맛있었다. 파는 집이 예쁘니까 괜히 더 맛있는 기분.

하루씩 다녀온 적은 있지만 가족이 좋은 숙소에 머물면서 관광지만 2박 3일간 돌아다닌 건 처음이다. 키는 한참 전에 다 자랐는데 이제야 동생들과 함께 엄마를 데리고 여행을 다녀왔다. 별 욕심 없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럴 때마다 잔고가 없었던 삶과 있는 삶을 비교하게 된다.

어촌에선 어딜 가나 물기를 머금은 바람이 옷에 엉긴다. 헤엄치는 기분으로 걸어 다녔다. 

제주도 올 때마가 '저건 대체 무슨 맛일까' 궁금했던 음료. 5천원이나 주고 사봤다. 오렌지 주스만도 못 했지만 아까워서 다 먹고 버렸다. 여행객으로 방문해서 그런지 걸음마다 쓰레기를 만든다. 지금 이 순간만을 충실하게 즐기기 위해 한 번 쓰고 버릴 수 있는 것들만 샀다. 무게를 돈으로 덜어내고, 떠나는 자리에 쓰레기를 하나 더 얹는다. 

햇볕이 목덜미를 사정없이 때려서 아직도 화끈한 기분. 시야가 쨍한 건 좋았다.

너무 더워서 휴양림으로 피신. 여기까지 와서 숲을 봐야 하나 좀 아깝긴 했다.

약간 이렇게 우울한 느낌 항상 좋다. 뭔가 다 망할 것 같고?

한라봉...뭐였지? 하여간 아까 그 주스보다 훨--씬 맛있었음

우도도 예뻤는데, 시간에 쫓기듯 구경하고 다녀서 아쉬웠다.

이 곳의 하늘이 있던 곳의 하늘과 큰 차이가 있을 리 없는데 새삼 좋다. 이게 다 놀러 와서 돈 팡팡 써가지고 그럼.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 먹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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