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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IBS Aug 29. 2018

TMI 특집

TMI라고, 만들어서 내고 있는 뉴스레터에만 붙어 나가는 섹션. 원래 이런 컨셉은 아닌데 막 적어봅니다.


딱히 요즘엔 TMI에 적을만한 소식이 없어서 안 썼습니다. 흠. 너무 안 적은 것 같아서 두서없이 적어보는 TMI 특집.


1. 생각보다 많은 음식을 수렵과 채집으로 먹어보곤 했다. 어렸을 때 외할머니 집엔 앵두나무가 있었고(요즘 앵두나무라는 게 있나?) 집 뒷산에는 산딸기가 났다. 가까운 강가에서 다슬기를 잡아 된장국을 끓여먹었다. 우리는 징거미라고 불렀는데, 민물새우도 잡아다가 조림처럼 해 먹었다. 어렸을 적 아직 자연이 오염되지 않았을 때...! 라고 감성팔이 하기엔 최근에도 밤 주워다 구워먹고, 갈치낚시 해서 튀겨먹어서 좀 그렇다.


2. 수렵 채집해봤던 것 중에 가장 신기한 게 뭐였냐! 하면 민물 게 낚시였다. 낚싯대에 삼겹살 조각을 하나 걸고 바닥까지 내린다. 지방의 고소한 냄새를 맡고 게가 그 집게발로 덥석- 문다. 그러면 다른 낚시처럼 확- 채지 않고 천천히 들어올린다. 지가 잡혀오고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게 하는 거다. 그렇게 잡힌 게는 그날 저녁 된장국 재료가 됐다.


3. 살면서 겪어본 일 중에 가장 신기한 일은 퀴즈 프로그램 우승이다. 그 왜, 요즘 잼라이브니 하는 것들의 원형 중 하나인 TV 퀴즈 프로그램. 1대 100에서 100인으로 나가서 상금 땄다. 별로 말을 안 하고 다녔는데, 자랑삼아 말하기가 좀 그래서 안 했다. 찍은게 몇 개 되고, 심지어는 마지막 문제도 찍어서 맞췄기 때문. 상금은 육백육십몇만원 정도였다.  


4. 요즘엔 카드로만 쓰니까 핸드폰 케이스도 카드 들어가는 걸로 항상 샀다. 지금 쓰는거 너무 오래 써서 바꾸고 싶었는데, 맘에 드는 게 없어서 여즉 못 바꾸고 있었다. 그러다 엊그제 뭔가 괜찮아 보이는 사이트를 발견!하고 이거다! 싶어 두개나 주문했다. 퇴근하고 신나게 택배를 깠는데 글쎄, 내가 원하던 색감이 아니다. 모니터로 봤을 때랑 너무 다르다. 설상가상으로 너무 딱 맞다보니 필름을 밀어내기까지 한다. 결정적으로! 카드가 들어갈 줄 알고 샀는데 안 들어간다. 뭔가 슬라이드가 되는 것 같은 사진을 본 것 같은데 내가 기어이 헛것을 본 것일까? 이게 나름 큰 문제인게, 두어 달 전에 지갑을 장지갑으로 바꿨기 때문. 바꾼 지갑은 정말 맘에 들지만! 휴대성은 거의 없다 보니 핸드폰이 어지간하면 카드를 하나 품어줘야 한다. 삼성페이 있지만 내가 자주 쓰는 카드는 교통카드로 등록이 안 되더라구... 당분간은 가방 주섬주섬해서 카드 꺼내서 써야겠다.


6. 오늘 점심에 식권 뽑는데 생각없이 1천원짜리 간식(오후타임용)을 두 개나 뽑아버렸다. 뒀다가 내일 용범님(=팀원)이랑 간식 먹으러 가야지.


7. 페이스북에서 잘못 단 댓글 하나가 짜증 나고,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하던 와중에 미끄러져 입 밖으로 나가 나를 깎아먹는 말실수가 잊혀지지 않는다. 안 풀릴 때는 뭘 해도 안 풀린다고, 이럴 때는 천원짜리 과자같은 사소한 소비의 실패마저도 짜증으로 턱 얹힌다. 차라리 크게 미끄러져 버렸으면 털고 일어날 생각이나 할 텐데, 아예 비껴난 건 또 아니면서 비틀 혹은 삐끗하다가 쳐지는 기분.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쩌다가 5도쯤 기울어버린 사선이 여전히 올곧은 직선을 바라보는 기분이 이런 걸까. 미묘하게 별 시답잖은 것들부터 안 되고 있는 거다. 내가 몇 달 전에 로봇 프라모델을 하나 샀었다. 살 때 한 모델과 그 모델의 바리에이션 킷을 두고 고민했었다. 추가로 들어있는 무기도 별로 맘에 안 들고, 일반판이랑 생긴 게 약간 다르고, 가격도 3천원 차이나고. 그래서 그냥 만 오천원짜리 일반판을 샀거든. 근데 나중에 심심해서 관련 정보 스크롤하다보니 글쎄, 그게 아닌거야. 바리에이션 킷에는 일반판으로 환장할 수 있는 부품이 있었다. 꼭 3천원 때문에 구매를 결정하고 말고 한 건 아니었는데, 그거 아껴서 두고남을 후회를 한 것만 같은 내가 멍청해 보이는거지. 라면에 물을 조금 더 부어 맹맹해진 게 싫고, 입가심으로 먹겠다는 초콜릿은 생각보다 씁쓸해서 입이 텁텁하고, 꾸역꾸역 마무리를 쳐놨더니 어쩔 수 없다며 포기한 한 문장은 여전히 머리에 남아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 기분. 이 별 거 아닌 것들이 쌓이면서 '나는 지금 월 하고 있는 걸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가슴께에 얹힌다. 콘텐츠 쪽에서 뭔가 만드는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현타가 온다고 하더라. 그래 뭐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거다. 일단정지 - 가만히 있다 보면 뭔가 다시 차 오를거야. 안 되면 돈을 쓰자.


8. 7은 사실 예전에 브런치 서랍에 넣어뒀던 글을 좀 더 만진 건데, 이런 거 페이스북에 올리면 '헉 무슨 일 있으신 거 아닌가요 ㅠ' 같은 부담스러운 댓글이 달려서 발행을 안 했다. 아깝다...까진 아닌데 아니다. 아까워서 올림.


9.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으면서 소비했을 때 만족감을 주는 물건이 몇 있다. 적당한 무게감, 괜찮은 마감으로 만족감을 주는 종류. 어렸을 땐 그게 문구류였는데(물론 요즘도 좋은 펜 사면 기분 좋음), 컴퓨터를 많이 쓰다보니까 그게 주변기기로 옮겨가는 것 같다. 이러다 새까만 측각 기계식 키보드 하나, 버티컬 마우스 하나 사지 않을까. 보면 꼭 사도 조금 특이하게 생긴 걸 사려고 한다. 도각도각, 찰칵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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