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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IBS Sep 12. 2022

아 근데 여기서 접기 아깝다

한 번만 더?

솔직히 개인 브런치에 시리즈로 내겠다는 게 무슨 큰 목표가 될 수는 없다.  그래서 더 빨리 쓰려고 들었다. 아 내심 해마다 있는 브런치북 프로젝트 뭐 그런 거에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있었을 순 있겠음 ㅎ_ㅎ 근데 그건 원고를 적을 때 기준으로 최소 7~8개월 뒤를 노려야 하는 너무 먼 미래였다. 나는 그렇게 먼 미래를 계획하는 종류의 인간이 아님을 감안했을 땐 그저 마무리 자체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보는 게 맞겠다. 그렇게 꾸역꾸역 글을 마무리하는데 한 두 달 정도 걸린 걸로 기억한다. 이후엔 그간 프라모델을 조립하면 찍어놓은 사진을 열심히 선별하고 포토샵으로 가져와 열심히 가공했다.



시리즈 제목은 [퇴근하고 장난감]. 글 작업을 해 뒀던 노션 페이지에서 쓰던 제목을 가져왔다. 공개 예정인 글은 대략 11~12편 정도였고, 그중 5편 정도를 브런치에 맞게 편집 작업을 완료했다. 인터넷에 올릴 글답게 이미지를 넉넉하게 배치하는 데 신경을 썼다.


작업 중에 심심하니까 인스타를 둘러보고 있었나, 그랬던 것 같다. 하필이면 출간 관련된 인스타 스토리가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일 때문에 인터뷰했던 분이었다.(유 퀴즈 나온 뒤 유명해지셨음 ㅎ_ㅎ 뿌듯) 내용인 즉, 에세이를 내고자 50여 군데(실제 자세한 숫자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출판사에 컨택을 해봤단 것이었다.


그걸 보고 정말 띵~~ 했달까. 와 나도 이 정도는 해야겠다. 이것도 안 하고 포기하는 건 안 될 말이다. 정신을 번뜩 차렸다. 발행 예정 글들을 그대로 킵 해놓고 초고를 그러모아 하나의 문서 파일을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 작업이라고 해봐야 복붙인데 너무 거창한 거 하는 것처럼 얘기했나? 하여튼 그걸 하고 나선 기획안을 다듬었다. 내가 가만히 있어도 책 내자고 출판사들이 컨택하는 허지웅 같은 사람도 아니고, 쥐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인데 책을 내려고 들 땐 내용으로 어떻게든 어필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아무래도 기획안이 중요하진 않을까 싶었다. 이 책이 누구를 타깃으로 하고, 어떤 소재를 어떻게 내용으로 짜 넣을 건지, 목차는 어떤 식으로 할 건지 등등을 짜서 읽는 사람이 최대한 ‘아 이 책은 어떤 각이군'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했다.


그다음은 메일 주소 모으는 작업에 들어갔다. 투고 메일 말이다.


무턱대고 구글에 취미 에세이를 검색한 뒤 나오는 기사를 몇 개 봤다. 아 이러이러한 출판사가 있군. 메모에 옮겨놓고 취미 에세이로 분류되는 책을 출간한 출판사들과 특징을 조사했다. 조사하면서 투고 메일도 미리 옮겨놨다. 컴퓨터 메모장 하나 정도는 채우는 시점. 검색을 하다 걸린 게 있었다. 아래와 같은 PDF 자료다.

요새 E-book 이 부업으로 유행한다더니 얼씨구나 세상에 이런 것도 파는구나. 근데 거 참 살만하네. 솔직히 대학 다니면서 한 번도 해피 컴퍼스 같은 걸 이용해 본 적 없었는데 이건 진짜 혹하더라니까. 딱 결제해서 봤더니 세상에. 우리나라에서 에세이 출판해 본 곳의 투고 메일과 특징은 다 적혀 있는 것 같더라. 거기에 친절하게 투고 팁도 적혀 있는 것임! 영업비밀이실 수 있으니 자세히 적긴 뭐하지만 1. 메일을 다 보내진 말고 서너번에 나눠서 메일을 보내라 2. 편집자들이 원고를 대충 볼 것 같은 시간대는 피해라 이 정도가 있었다. 내 책 홍보하려고 적는 건데 이 피디에프 자료 홍보하게 생겼네. 돈 받은 것도 아니니 이쯤하고 넘어간다. 궁금하신 분은 검색해서 사보세요 5천 원임.


처음 조사했던  출판사들과 이북 자료를 참고해서 첫트에 메일을 보낼 출판사 열대여섯 개를 정했다. 그나마 내가 작성한 에세이와 깔이 비슷한 느낌의 책을 내 본 출판사들을 골랐다. (물론 비슷하다고 해도 보라색과 빨간색 정도의 느낌임) 그리고 메일을 작성한 뒤 전송을 눌러버렸다. “내가 아무리 글을 잘 썼다고 해도 소재 때문에 아마 대체로 다 거절이겠지 뭐, 너무 실망하지 말고 안 되면 몇 번 더 보내보자" 돌아올 거절 메일에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미리 정신승리부터 시전 했다.


출판사 이름 스포 방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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