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N-003
HG는 하이 그레이드의 약자다. 그러나 건프라 중에서는 가장 하급에 속한다. 이거보다 낮은 것도 있긴 한데 그거 사는 사람이 있든가...아무튼 가격은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건담의 경우 대략 2만원 +-로 구매할 수 있다. 스케일은 1/144. 대략 한뼘 정도의 크기인데, 크기만 작은 게 아니라 부품 수도 적고, 부품 수가 적어서 여러 부분에서 기믹이 생략됐다거나, 디테일이 삭제된 부분이 많다.
그래서 제작이 쉽다. 건프라는 등급이 높아질수록 종류가 적어진다. 제작비용의 문제다. 그래서 몇몇 주역기체나 인기있는 건담을 제외한 쩌리들은 HG 이상의 등급으로는 잘 안 빠진다. 아무래도 적당한 크기와 디테일을 가진 MG급 제품의 선호도가 높다보니, 원하는 기체가 안 나오는 것에 대한 팬들의 불만이 있는 편이다.
내가 본 건담 시리즈는 더블오(OO)하나 뿐이다. 아직은 내가 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건담만 모으고 싶은 생각인데, 더블오 시리즈는 영 높은 등급으로 뽑히지 않는다. 기껏해야 주역기체인 엑시아-더블오-퀀터나 RG, MG로 나온다. 한 번 RG를 만들어보니 만드는 재미도 좋고, 만족도도 좋고, 가격도 적당해 계속 RG만 만들고 싶은데, 내가 만들고 싶은 건담이 안 나오다보니 어쩔 수 없이 HG급 제품을 구매하게 됐다. 그니까 제발 더블오도 좀 내주라 반다이놈들아...
더블오 시리즈의 주인공 측 파일럿은 주인공 포함 4명이다. 4개의 건담이 한 팀인 셈. 크게 3개의 그룹으로 구분된다. 애니메이션 1기의 주역기체 4, 2기 주역기체 4, 극장판 주역기체 4. 큐리오스는 1기의 주역기체 중 하나다. 디자인이 얄쌍하고 변신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사고싶은 건담이었다. 애니메이션을 본 지 거의 6-7년만에 사서 만들어봤다.
런너는 대략 4-5장 정도다. 딱 봐도 양이 적다.
가슴팍 양 옆의 덕트, 허리에 있는 빨간 부분은 스티커다. 이 정도는 부품분할로 처리해줄 수 없었을까....너무 많이 바라나...덕트는 그렇다 치고 허리부분은 스티커를 둘러싸는 느낌으로 붙여야 하는데, 엄청 완벽하게 붙이기는 어렵다.
물론 좀 더 본격적으로 만드는 분들은 도색을 하는 방안을 고려하겠지만, 나는 집에 프라전용니퍼, 핀셋, 칼 정도만 가지고 있고, 먹선펜도 없다. 먹선용 도구 정도는 살까...싶기도 한데, RG부터 만들다보니 그럴 필요를 못 느꼈어서 그랬지 싶다. 앞으로는 HG를 많이 만들테니까 하나 살까...
주둥이 부분도 감싸서 붙여야 하는 스티커다. 아 작은 부품에 붙이는 스티커는 아무래도 불안하다. 역시 조금만 더 부품분할을 해 줬다면...헤드에 들어가는 부품은 6개였다. 아니 입을 스티커로 뽑아주면 어쩌자는거냐. 이건 좀 너무했다.
주위에 흩뿌려진 조그만 부스러기들은 게이트 자국 정리의 흔적. 사포도 쓰면 좋은데, 그렇게 하려면 마감제도 또 사야할 것 같고...
여기도 무척 아쉬운 부분이다. 박스 일러스트를 보면 알겠지만, 표면에 회색으로 되어있어야 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근데 그걸 다 흰색 통짜로 처리해버렸다. 상당히 밋밋하다. HG라는 걸 고려해도 너무함.
짠! 완성!
갑자기 훅 뛴 것은 아니고, 부품 수가 너무 적다보니 뒷 부분이 금방 끝났다. 저녁에 조금씩, 천천히 만들어서 7-8시간 정도 걸린 듯. 만드는 건 별 거 아닌데, 게이트 자국 정리에 시간을 많이 쓰는 편이다.
대략 이런 느낌. 부품분할이 아쉽다. 몇몇 회색 부품은 충분히 가능했을 것 같은데...아니면 스티커라도 좀 더 넣어주든가!스티커 정도는 어떻게 만들 방법을 찾아볼까 싶다.
무기는 라이플과 집게 모양으로 쪼개지는 실드 하나. 큐리오스는 가동률이 영 꽝이다. 우선 스커트는 어떻게 나왔는지 헐겁기 짝이 없어서 축축 처지고, 고관절 부분은 거의 각이 안 나온다. 실드 포징도 잘 안된다. 어깨 뒷부분에 부품이 하나 달려있는데, 이거 때문에 구조상 포징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렇게 가변이 된다. 건담 시리즈의 변형은 트랜스포머의 그것과 한참 달라서 세상에 존재할 법한 완벽한 탈것의 모습을 갖고 있진 않다. 그냥 팔다리를 적당히 만지는 정도.
얄쌍하게 잘 빠져서 무척 마음에 든다!하나 아쉬운 건 완전변형이 아니라는 것. 중간에 부품을 하나 바꿔주고, 두어개 빼고 두어개 끼워서 만들어야 한다. 이 비행기 형태가 마음에 들어서 샀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아래에서 보면 추하다.
변형 기믹 때문에 고관절 부분이 약하다. 포즈를 잡아보려고 만지기도 어렵고, 만지다 보면 잘 빠지기도 한다. 그건 좀 아쉽지만 전반적으로는 가격 대비 만족. 지금 건담팩토리 할인행사 중이라서 13500원에 샀다. 더블오 주역기체는 다 RG로 나왔으니까, 그것만 RG로 사고 나머지는 구색맞추기로 구매하면 괜찮을 것 같다.
RG로 내주면 무조건 살텐데, 그럴 일은 없겠지...?MG라도 내줬으면 좋겠다. 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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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리오스 기어이 부분도색 했다. (2018.04.09)
회색 건담마커 하나만 써서 부분도색했다. 약간 마커로만 도색하면 얼룩덜룩한 감이 약간 있기 때문에 넓은 부분은 안 하는게 좋다. 하지만 그냥 해버림...안한거보다는 이쁘더라.
조명 차이에 따른 색감차이는 무시하고 보자.
포인트들이 채워지니까 오는 만족감이 엄청나다. 큐리오스 사는 사람들은 건담마커 하나 사서 꼭 부분도색까지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