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
김종원 작가의 세계철학전집 2권의 제목입니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사상을 대표하는 문장이지요. ‘언어’는 비트겐슈타인을 대표하는 키워드입니다.
‘언어’에 대한 비트겐슈타인의 통찰은 매우 깊이가 있습니다. 그의 글은 마치 한 편의 시와 같아서 쉽사리 손에 잡히지 않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김종원 작가는 아득히 깊은 곳에 있는 비트겐슈타인의 생각들을 일상의 언어로 건져올렸습니다. ‘독자가 읽고, 사색하며, 실천까지 옮기는 일상의 기쁨을 선물’하기 위해서, ‘치열하게 사색하며, 섬세하고 읽고, 썼으니, 이제 당신은 그저 뜨거운 마음으로 읽기만 하면’ 됩니다.
책을 읽으며 내가 쓰는 언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리고 결국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맞습니다. 아! 나의 세상은 나의 언어로 지은 집입니다. 내가 쓰는 언어들이 쌓여 지금 내가 경험하는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면 다른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지금과 다른 삶을 살고자 한다면 나의 언어를 바꿔야만 합니다.
나의 언어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어떤 언어를 쓰는지 알아야 합니다. 알아차림이 변화를 향한 첫걸음입니다. 내가 어떤 언어를 쓰고 있는지 알면, 비로소 내가 경험하는 세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내가 나의 세상을 선택했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내가 선택했으니, 나는 다른 선택도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지금 쓰는 언어를 알아차린다면 앞으로 내가 사용할 언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나의 언어를 이해하면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생각이 다른 정도가 아닙니다. 그와 나는 아예 다른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나는 그의 세계를 알지 못합니다. 완전히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 만나 이렇게 이야기 나눌 수 있다니요! 기적입니다.
나는 늘 외계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기적임을 알게 될 때 그의 세계를 이해하려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나의 세상이 넓어지는 또 다른 기적을 경험하게 됩니다.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으며, 나를 이해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말이 씨가 된다, 말한 대로 이루어진다, 가수 인생 노래 대로 풀린다. 이런 말들이 있지요. 맞습니다! 내 언어가 나의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어떤 세상에 살고 싶은가요? 어떤 언어로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 가고 싶은가요?
‘나는 어떤 언어를 쓰고 있는가?’, ‘나는 어떤 언어를 선택할 것인가?’, ‘나의 언어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이 세 가지 질문을 품고 여정을 떠납니다. 저 깊은 곳에 있는 비트겐슈타인 생각과 그것을 일상의 언어로 건져 올린 김종원 작가의 글 사이에는 넓은 간극이 있습니다. 김종원 작가의 치열한 사색의 과정을 치열하게 더듬으며 따라가 봅니다.
앞으로 써나갈 저의 생각 조각들이 그 둘의 넓은 간극 사이에 놓인 징검다리 하나가 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입니다. 내 언어가 달라진다면 내 세계가 달라집니다. 지금과 다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저도, 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