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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깔깔씨 Nov 11. 2024

JS 추격기

-폭탄머리의 비밀


자신이 미행(?)당하는지 전혀 모른 채 주차장 출구로 나가는 JS.

나는 적당한 거리를 두며 자연스럽게 쫓아가본다.

주차장 F구역을 향해 걸어가다가 갑자기 몸을 돌려 내 쪽으로 오는 것이 아닌가!

난 진지한 듯 핸드폰을 보며 천천히 걷는다.

그러더니, 머리를 갸우뚱하며 E구역으로 방향을 돌린다.

그럼 그렇지. 살짝 정신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나사가 하나 빠진 것 같기도 한 그녀는 자신의 차가 어디 있는지 몰라 두리번거린 거였다.

아휴~ 저 정신으로 이 험난한 세상을 어찌 살려고 그러나 싶은 생각도 들고, 측은지심이 생길 지경이다.

그러고도 한참이나 어수선한 행동을 하더니 본인의 차를 찾았는지, 차 문을 연다.

예전 TV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집'에서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타고 나와 '효리, 상순차'로 불렸던 '안전의 대명사'인 그 차 볼보 XC90!

진상 네가?

다름 아닌 내 드림카를?

왜?

질투심과 전투력은 비례하여 전의에 불타오른다.


나는 <분노의 질주>의 주인공으로 빙의해, 손과 어깨와 목을 풀고 힘차게 시동을 건다.

나의 차 국민 SUV는 이미 상상 속의 스포츠카로 변신했다.



천천히 주차장을 빠져나간 후 도로에 들어서자마자, XC90은 속도를 높인다.

나의 스포츠카도 질 수 없지 왕왕~~~ 소리를 내며 몇 칸 뒤에서 눈치채지 못하게 따라간다.

한참을 달리더니 한적한 숲 속 건물 앞에 멈춰 섰다.

그곳은 뜻밖에도 숲유치원!

나도 예전에 아들을 입학시키려고 입학설명회에 갔던 그 숲유치원인 거다.

때마침 방과 후 수업을 마친 원생들이 우르르 나오는데, "원장선생님~!" 하면서 폭탄머리에게 오는 게 아닌가?

차에서 내린 폭탄머리가 친절하고, 밝은 미소로 아이들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자 머릿속이 어지러워졌다.

저 폭탄머리를 하고 유치원원장님이라니, 이 무슨 조화냐고.


우리 매장의 1등 JS 폭탄머리가 숲유치원 원장님이라니, <식스센스>급 반전이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JS추격전은 막을 내린다.




하지만 반전은 지금부터!

JS의 뒷모습을 보고 뒤쫓아 주차장으로 나왔는데, JS는 유유히 걸어서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거다.

나는 아들픽업시간에 쫓겨 JS를 쫓아갈 수가 없었다.


저 위의 JS추격기는 순전히 상상으로 써본 글이다.

호기심도 없고, 상상력도 형편없는 내가 폭탄머리 때문에 별 짓을 다한다.

뭘 어쩌자는 심정으로 뒤를 밟았는지는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없지만, 나중에라도 또 주차장에서 만난다면 시간이 허락된다면 완벽하게 뒤를 밟아 볼 계획이다.

혹시, 진짜 숲유치원원장이면? 나도 모르게 자꾸 그녀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브런치 첫 글의 마무리는 이 노래로 해보렵니다.


어쩌자고 난 널 알아봤을까

또 어쩌자고 난 너에게 다가갔을까


PS.

엉뚱한 호기심과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한 폭탄머리에게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미지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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