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미리, 크리스마스

by 임석재

이미 12월은 시작됐고 크리스마스까진 아직 3주 정도 남았다.


언제 준비할까, 싶지만 이미 생각이 났다는 건 실행해야할 때다.


어른들도 설레는 날이지만, 아이들에겐 조금 더 각별한 날이 크리스마스다. 그러니 아이가 있는 집에선 다른 집보다 한박자 빨리, 조금 더 요란하게 티나게 준비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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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트리가 필요하다. 아이가 태어난 이래 세번째 트리다. 처음 트리는 기분만 낸다고 아주아주 작고 저렴한 걸 준비했는데, 두돌 남짓 아이가 너무 좋아했다.


그 모습을 본 아내가 제법 크고, 실감나는 두번째 트리를 준비했는데 몇 년이 지나니 플라스틱이라 삭아서 툭툭, 우수수 떨어졌다.


그게 재작년이었다. 미니멀한 걸 좋아하는 아내와 나는, 굳이 트리가 아니라도 집에 장식할 거리는 많으니 트리는 생략하려 했다. 그런데


"엄마, 트리가 없어서 산타 할아버지가 우리집을 못찾으면 어떻게 하지? 집에 와서도 선물을 어디다 놓을지 헷갈리시면 어쩌지?"


동심을 지켜주기 위해 아내는 세번째 트리를 준비했다.


그러니 <크리스마스 준비 = 트리 준비>라는 공식이 통한다.


이건 아이가 주도해 아내와 셋이서 함께 했다. 트리에 작년처럼 이것저것 장식했다. 새롭게 추가된 것은 없었지만 아이가 제 나름 새롭게(?) 꾸몄다. 한 살 더 자랐으니 상상력도 한 뼘 더 컸겠다.


얼마 지나지 않아 트리가 완성됐고 거실의 불을 끄고 조촐한 점등식을 했다. 깜빡이는 불빛 아래 기다란 양말이 놓였다.


"산타 할아버지가 트리 밑에 놓여있는 양말을 보고 선물을 꼭 주실 거야. 산타 할아버지와 우리 가족만의 신호니까. 아마 작년에도 그러셨을 거야"


반짝이는 작은 빛들을 보며 다음을 생각했다. 아이가 좋아할 이런저런 선물을 준비하고 아내와 함께 편지도 쓸 것이다.


그렇게 또 한 해가 간다. 크리스마스가 12월에 있는 이유를 이제는 조금 알겠다. 가족과 함께 하는 따뜻한 연말. 내년에도 그다음에도 이런 행복이 계속되길. 미리, 미리 소망한다. 그럼 꼭 들어주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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