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THEM
아무리 생각해도 2025년을 보내며 내가 가장 의지했던 문장은 LET THEM(내버려 두자)이었다. 2026년에 꼭 챙겨가야 할 문장이기도 하다. 삶에서 더 연습이 필요하다.
LET THEM 이론을 처음 들은 건 유튜브에서였고 그다음은 우리나라에 출간된 책을 가제본 서평단으로 받아서 읽을 때였다. LET THEM 책을 읽은 사람들이 왜 몸에 타투로 LET THEM을 새기는지 알 것도 같다. 계속 기억하고 삶에 적용하기 위해서이다. 나도 한동안 잊고 있다가 오늘 다시 생각났다.
또 한 해를 보내는 마음이 편치 않다. 이상하게 연말이 되면 무슨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마음 한구석에 찬 바람이 분다. 몸살이 오는 것 같기도 하고... 한 해 앓이인가?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뭔가 아쉬움이 남아서 그런가 보다. 날이 추워지면 어깨, 팔, 다리가 굳는 느낌이 든다. 혈액 순환이 잘 안 돼서 그렇다. 그럴 때면 말랑했던 마음도 딱딱해진다. 아무렇지도 않았던 일들도 신경 쓰인다.
카톡 프로필을 보다가
평소에는 필요한 사람들 하고만 연락하느냐고 자세히 보지 않다가 연말이라 그런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카톡이 인별그램 피드를 따라 하면서부터 다른 사람들의 지난 사진들까지 볼 수 있게 되었다.
나를 제외하고 셋이 만난 모습을 올린 한 친구의 프로필을 보았다. 전에도 한 번 겪은 일이라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다. 나에게 정말 힘든 일이 있었던 2년 정도 친구들과 연락을 끊고 아무도 안 만날 때가 있었다. 톡방에 내가 지금 힘들다는 말까지는 했던 것 같은데... 생각해 보니 그중 누구도 나에게 괜찮은지, 괜찮아졌는지 묻는 이가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 날 내가 톡방에 안부 인사를 했을 때 아무도 나의 글에 답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그중 한 명이 개인톡으로 날 챙겨준다는 듯이 말을 걸어왔다. 그냥 인사였고 왜들 그러는 건지 설명해주진 않는 이상한 행동이었다. 그 친구가 더 얄미웠다. 그래서 나도 다들 내게 왜 그러는 건지 묻지 않았다. 그때 내 머릿속에 든 생각은, 내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왜 연락이 없었는지 구구절절이 이야기하며 너희들 나한테 왜 그래하며 내가 먼저 풀어야 할 사이인가였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럴 만큼의 관계가 아니었다. 일 년에 한두 번 만나면 옛날 얘기, 시댁 이야기, 애들 이야기 등 하다 오는 그 모임이 나는 편하지 않았다. 경조사야 연락이 오면 가겠지만 보고 싶고 생각나는 사이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20-30대에 친구의 친구여서 같이 만나 놀던 사이일 뿐이다. 그러니 나는 기분 나쁠 필요가 없다. 딱 거기까지인 시절 인연인 것이다. 내가 그 친구들의 마음과 생각까지 어떻게 할 수는 없다. 그건 그 사람(들)의 마음이니까.
지인의 프로필에 아무것도 없을 때도 이상한 기분이 든다. 작년에도 한 명 있었는데 올해도 한 명이 보인다. 그런 경우는 대부분 번호를 바꾸었거나, 멀티프로필에 나를 추가했거나 아니면 나를 차단했거나 이다. '너에게 나의 사생활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의 의미인 건 알겠는데 일방적으로 당하는 느낌이라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하지만 어쩌겠나. 그건 그 사람의 마음인데. 그렇다고 나도 그 사람을 똑같이 멀티프로필에 넣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냥 조용히 그 사람을 목록에서 삭제한다. 거기까지 인 것이다.
인별그램의 '좋아요'
여럿이 서로 아는 사이인데 언젠가부터 나의 게시물에만 좋아요를 계속 누르지 않는 사람을 발견했을 때도 쎄한 느낌이 든다. 내 게시물을 누군가 리그램이나 리포스트를 해간 것에는 좋아요를 누르면서 내 게시물에는 좋아요를 누르지 않은 의도는 무엇일까? 인별그램에 좋아요를 누르던지 말던지 나를 좋아하던지 말던지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티를 내서 알게 되니 기분은 나쁘다. 하지만 어쩌겠나. 그건 그 사람의 마음인걸.
불편한 사람
어느 모임이든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조금 불편하지만 나만 그 사람이 불편한 것 같아서 그냥 참는 편인데 잘 넘겨지지 않을 때가 있다. 내가 거슬릴 때는 나이나 사회적 위치를 생각했을 때 어울리지 않는, 품격이 느껴지지 않는 단어를 사용했을 때이다. 사춘기 중학생의 입말도 아니고 왜 스스로 '격'을 낮추는지 모르겠다. 누가 조금만 칭찬받거나 잘하면 바로 질투 난다고 표현하고 따라 하는 사람도 별로다. 남의 아이디어와 콘셉트인데 출처를 밝히지 않고 쓰는 사람에게도 화가 난다.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도 받아주기 힘들다. 그리고 무엇보다 속을 알 수 없는 음흉한 사람이 가장 싫다. 하지만 어쩌겠나. 내가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과 행동을 바꿀 수는 없다.
LET THEM 이론의 핵심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내버려 두고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내가 바꿀 수 없는 타인의 생각, 마음, 행동은 그냥 내버려 둬야 한다. '내버려 두자' 생각하지만 그게 잘 안 될 때가 있다. 아마도 오늘이 그런 날이었던 것 같다. 자꾸 내 마음과 생각으로 추측하고 판단하지 말아야겠다. 그건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다.
이렇게 썼으니, 이제 다시 나에게 집중해야겠다. 나나 잘하자!
ON 문장: 내버려 두자.
OWN 문장: 그건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