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현, 『낮은 음자리의 어린이』
올해는 어떤 글을 써보면 좋을까? 올해는 에세이와 동시를 쓰고 싶다.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과 잘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까지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에만 머물지 않고 어떤 글을 쓸 것인지 구체적으로 정하고 마무리까지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필요한 건 욕심이 아니라 열심이다. 이슬아 작가가 말한 '달구어진 손'부터 만들어야 할 때이다. 글쓰기가 영감이나 감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직접 쓰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숙련되는 것이라면 꾸준히 쓰는 습관을 쌓아야만 '달구어진 손'을 갖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모든 일이 대체로 그렇듯 자기-리듬이
형성되기까지는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기 내부에서 생각과 감각이 무르익는
시간-언어와 삶이 팽팽한 긴장을 이룰 때까지
"수평선"의 양쪽을 잡아당기는 것만 같은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사실 아이디어는 ○○ 영역으로 진입하는
시작점일 뿐, 거기서부터 자기-리듬을 타는
전개가 이뤄져야 한다.
더 낯선 곳을 향해 흘러야만 한다.
64p
김준현 시인의 평론집 <낮은 음자리의 어린이>를 읽다가 '자기-리듬이 형성되기까지는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개인의 고유한 언어와 감각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창작자의 내면과 삶의 경험이 언어와 감각으로 응집될 때 생기는 것이 자기-리듬이라면 무르익은 자기 언어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도록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 모든 글쓰기는 모방의 시기를 지나 자기 목소리, 자기 언어를 찾을 때까지는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하다. 작가의 자기 목소리와 문체는 단기간에 생기지 않는다.
'달구어진 손'을 만드는 시간을 보내고 '자기-리듬이 형성되는 시간'을 묵묵히 기다리다 보면 자기화된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멋진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먼저 뛰어갈 일이 아니다. 천천히 한 글자, 한 글자 쓰면서 제풀에 꺾이지 말고 끝까지 걸어가 보자.
ON문장: 자기-리듬이 형성되기까지는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OWN 문장: 지금은 차곡차곡 실력을 쌓을 시간이다.